"(박)현철이, (박)영인이, 양승진 선생님, 권재근님, 혁규군 꼭 기억해 주십시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16일 오후 2시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 철제부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호소했다.
현철군 아버지 남경원 씨는 "18일 목포신항을 떠나기로 했다"고 했다.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지 3년 7개월만이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이후 줄곧 팽목항에 머물렀고 세월호를 뭍으로 올려진 지난 4월 11일 이후에는 목포신항으로 거처로 옮겨 수색과정을 지켜봤다. 남 씨는 "비통하고 힘들지만 이제 가족을 가슴에 묻기로 결단했다"고 말했다. 남씨는 이어 "더 이상 수색은 무리한 요구이자 저희를 지지해주시는 국민들을 더 이상 아프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다만 수색 종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남 씨는 "일각에서 수색 종료를 해야 한다는 주장은 웃긴 말"이라면서 "목포신항을 떠나지만 이후 선체조사 과정에서라도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남 씨는 이어 "가족들이 목포신항을 떠나는 것은 수색을 포기하는게 아니라 수색을 계속 진행할 정부와 선체조사위원회의 향후 결정에 따르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수부 관계자도 "수색 종료에 대한 아무런 계획이 없다"고 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같이 울어주고 아파해 주신 국민께 평생 갚지 못할 큰 사랑을 받았다"면서 "목숨을 걸고 희생자를 찾아주신 잠수사와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해주신 자원봉사자, 진도군민에게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부에 대해서도 "해상 사고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고 미수습자도 생길 수 있다"면서 "세월호 참사를 거울삼아 어떤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 "세월호 2기 특조위를 구성해 한점 의혹없는 진상규명을 해 달라"고 덧붙였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오는 18일 오전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앞에서 간소하게 영결식을 치른 뒤 각각 안산 제일장례식장(단원고 교사와 학생),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권재근·혁규 부자)에서 3일장으로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미수습자 5명의 유품을 태운 유골함은 평택 소호공원과 인천가족공원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에 안치된다. 조은화양, 허다윤양, 이영숙씨, 고창석 교사의 유해는 앞서 평택 서호공원과 인천가족공원 추모관, 국립현충원에 안장됐다. 기자회견이 열린 목포신항 철제부두에는 세월호 내부에서 끌어낸 부서진 승용차와 각종 부산물이 산더미 처럼 쌓여있었다.
좌현으로 누워있는 세월호를 지지하기 위해 수십여개의 버팀목이 설치됐고 세월호 내부는 모든 집기를 끄집어 내 텅빈 상태 였다. 해수부 현장수습본부 관계자는 “현재 내부 수색작업은 하지 않고 꺼낸 것에 대한 분류와 폐기물 처리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목포신항 입구에는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사진이 내걸려 있었다. 소주와 과자, 장갑 등 미수습자들이 아끼는 물건들도 놓여있다. 사진 밑에는 ‘엄마 나가고 싶어요. 제발 찾아주세요'라고 적혀있다. 바로 옆에는 추모객들
한 자원봉사자는 “내년 4월까지는 추모객들을 도울 예정”이라면서 “평일에는 200~300명, 주말에는 500명 이상의 추모객이 방문한다”고 말했다.
[목포 = 박진주 기자 /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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