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포항 지진, 수능 연기, 수험생과 업계 모두 수능 마케팅 혼란/ 사진=MBN |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유통업계 수험생 할인도 연기
이벤트 차질 불가피…여행업계, 해외여행 취소·연기 속출
포항 지진으로 '수능 연기'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관련 업계에도 줄줄이 비상이 걸렸습니다.
'애프터 수능 마케팅'을 준비하던 업계가 혼란에 빠진 겁니다. 유통 및 외식업체들은 수능 시험을 마친 수험생과 가족들을 겨냥할 할인 행사와 이벤트 등을 줄줄이 연기했습니다. 그러나 수능 연기에 따른 타격은 불가피합니다. 많은 업체가 일정에 맞춰 홍보활동을 펼치고 식재료 등을 준비했으나 돌발 상황으로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습니다. 여행사에는 수능 직후 여행을 떠날 계획이었던 수험생 가족들의 취소 요청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우선 유통업계는 수능이 연기됨에 따라 수능 관련 이벤트 기간을 대부분 수능 후로 미뤘습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은 모두 수험표를 지참한 고객 대상 할인 행사를 일주일 연기했습니다. 다만 미리 준비한 공연과 입시설명회, 메이크업 쇼 등 미리 잡아둔 행사들은 아직 일정을 조율 중입니다.
이 밖에도 화장품, 패션 등 대부분 업체는 미뤄진 수능 날짜에 맞춰 할인 행사 혹은 이벤트를 연기하거나 연장했습니다.
이마트는 초콜릿 등 일부 상품 할인 행사를 1주일 더 진행합니다. 미니소는 수험표를 제시할 시 보조배터리, 자이언트 베어 등 디지털과 캐릭터 인형 카테고리 제품 등을 10%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30일까지 연장합니다.
수험생과 가족들은 수능 연기에 따라 외식 일정도 뒤로 미루고 있습니다. 수능 당일 점심을 위해 죽 같은 간편식을 예약 주문했던 수험생이나 부모들도 예약을 연기하거나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능 특수를 기대하며 준비하고 있던 식당 주인들은 곤란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서울에서 한정식집을 운영하는 유 모(59·여) 씨는 "수능 날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아서 미리 음식 재료를 많이 준비해놨는데 난감하다"며 "수험생 응원 현수막도 날짜가 바뀌어서 다시 제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수능 이벤트 일정을 일주일 뒤로 연기했습니다. 이디야커피는 이날 시작할 예정이었던 수험생 무료 음료 2만잔 증정 이벤트를 23일로 연기했습니다. 엔제리너스커피도 수험표 지참 고객에게 바리스타 제조 음료를 50%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오는 23일부터 하기로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치킨업체는 수험생 할인 행사로 준비한 물량을 유통기한 내에 소진하기 위해 할인 행사를 예정된 대로 진행하고,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빚은 등은 수능 기획 상품 판매를 다음 주 수능일까지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 |
↑ 수능 연기, 여행사에 여행 취소 문의 빈번/ 사진=MBN |
여행업계는 수능 시험 연기로 시험 직후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게 된 수험생들에게 위약금 없이 여행 취소나 연기를 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능 직후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여행을 준비했던 재수생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나투어는 "수능 연기로 인해 여행을 가지 못하는 고객에게는 별도의 위약금 없이 여행을 취소 또는 연장해주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지진으로 인한 수능 연기와 같은 사례가 이전에 없었기 때문에 같이 여행을 가는 가족 구성원 중 어느 범위까지 위약금이 면제될지는 미정입니다.
여행사 외에 항공사나 해외 호텔이 위약금을 면제해줄지도 관건입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해외 호텔의 경우 수능 시험이라는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습니다.
호텔업계도 수능이 끝난 수험생들을 위한 패키지 예약의 경우 위약금을 부과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테마파크는 수험생 대상 행사 일정을 연기했습니다.
하지만 일정을 바꿀 수 없는 공연 예약은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SNS글에는 어렵게 구한 아이돌 가수의 콘서트 티켓을 양도한다는 글이 올라와 있습니다.
이처럼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국민들의 대다수는 수험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긴 정부의 결정에 동의한다며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