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이혼하는 부부의 양육비 부담액을 최근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현실화한 새 기준을 마련했다. 부부의 합산소득·자녀 연령에 따라 최고 약20%까지 양육비 부담이 늘어난다. 최저양육비도 53만원대로 증액된다.
17일 서울가정법원(법원장 성백현)은 개정된 '자녀양육비산정기준표'를 공표한다고 밝혔다. 2012년에 산정기준표가 제정·공표됐고, 2014년 한차례 개정된 이후 3년만에 새 기준이 공표됐다.
양육비는 미성년 자녀 2명과 함께 사는 부부가 한 자녀를 기르는데 필요한 제반 비용을 의미한다. 산정기준표는 이혼 등으로 자녀와 함께 살고 있지 않는 부모가 양육을 맡고 있는 부모에게 매달 부담해야 하는 일정 비용을 소득과 자녀 나이에 따라 구분해놓았다. 이 기준이 법적 구속력은 없다. 다만 이혼 소송 시 재판부간 편차를 줄이며 양육비를 산정하는 데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새 기준표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양육비 부담액이 평균 5.4% 증가됐다. 양육비 부담액은 부모합산소득과 나이가 많을수록 증가한다.
종전 최대 월평균 222만1000원(합산소득 700만원 이상,만 18세 이상 21세 미만)이었던 양육비는 최대 월평균 266만4000원(합산소득 900만원 이상, 만15세 이상 19세 미만)으로 19.94% 늘어났다.
부모의 소득이 아예 없더라도 자녀 양육비의 최소 부분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기준도 그대로 유지했다. 만0세~2세 아이를 키우던 이혼 부부는 본인 소득과 상관없이 최소 월평균 53만2000원을 양육비로 내야 한다. 종전에는 49만원(합산소득 199만원 이하, 만3세 이상 6세 미만)이 최저 양육비 지급액이었다.
또 법원은 기존 기준표에서 '월700만원 이상'이었던 합산소득 최고구간을 '월700~799만원', '월800~899만원', '월900만원 이상'으로 세분화 했다. 법원 관계자는 "이혼 사건 중 월700만원 이상의 소득인 가구들이 상당히 많다"며 "소득 초과 정도에 따라 지급액의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제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법개정으로 성년 기준이 만20세에서 만19세로 하향되면서 자녀나이 구간도 순차적으로 조정됐다. 자녀연령 최고구간은 '만18세 이상 21세 미만'에서 '만15세 이상 19세 미만'으로 변경됐다. 연령 구간도 총 6개에서 5개로 줄어들었다.
다만 양육비 이행 지급률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4년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이듬해 3월 '
법원관계자는 "새롭게 현실을 반영해 제시한 기준으로 한부모가정과 미성년자녀의 안정적인 생활과 복리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채종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