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전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이 20일 한국e스포츠협회 자금 유용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이날 오전 10시 전 전 수석을 불러 e스포츠협회 명예회장을 지낼 당시 롯데홈쇼핑 등 기업들의 후원에 관여했는지, e스포츠협회 자금으로 국회의원 시절 비서와 인턴에게 급여를 지급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새 정부 청와대 고위 인사가 부패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수석은 회장 또는 명예회장으로 있던 e스포츠협회를 사유화하고 이를 활용해 각종 이권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전 수석의 측근들을 잇달아 구속하며 수사망을 좁혀왔다. 우선 지난 10일 전 수석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이던 윤모씨와 김모씨, 폭력조직원 출신 브로커 배모씨가 구속됐다. 이 중 핵심 인물인 윤씨는 홈쇼핑 방송 재승인 과정에서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전 의원이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대가로 2015년 7월 롯데홈쇼핑에게 e스포츠협회에 대회 협찬비를 내게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 등을 받고 있다. 윤씨 등 3명은 이렇게 받은 돈 3억원 중 1억1000만원을 빼돌려 나눠 가진 혐의(횡령 등)도 있다. 검찰은 롯데홈쇼핑이 관련이 적은 게임 관련 협회에 거액을 출연한 것은 전 수석에 대한 로비 목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15일에는 e스포츠협회 사무총장(회장 직무대행) 조모씨를 윤씨 등의 횡령과 자금세탁을 도운 혐의로 구속했다. 그는 윤씨가 "전 수석의 총선 선거자금으로 쓸 것"이라며 돈을 요구해 허위 용역 계약을 맺는 수법으로 1억1000만원을 내줬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이날 오후 2시 이병호 전 국가정보원장을 불러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상납한 혐의(뇌물공여)에 대해 추가 조사했다. 법원은 지난 17일 이병호 전 원장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당시 남재준·이병기 전 원장만 그와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이날 이병호 전 원장을 상대로 그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박 전 대통령이 특활비 상납을 지시했다"고 '깜짝 자백'한 이유와 발언의 진위 등을 조사했다. 그는 검찰 출석에 앞서 '왜 영장심사 때 박 전 대통령 요구를 자백했느냐', '두 번째 공개 소환에 대한 심정이 어떠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물었다.
검찰은 이 전 원장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언제 어떤 식으로 특활비
[이현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