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카 지분 강탈` 차은택 1심서 징역 3년 선고

광고회사 지분 강탈 미수 혐의와 KT에 채용 등 압력을 행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 함께 기소된 김홍탁 전 모스코스 대표(56)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그는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기소돼 1·2심이 선고된 피고인 중 첫 무죄판결을 받았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강요미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차 전 단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게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3774만원을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김영수 전 포레카 대표(47)와 김경태 전 모스코스 이사(39)에게는 각각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차 전 단장 등은 2015년 포레카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회사의 한모 대표를 협박해 지분을 넘겨받으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이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단독 인수를 원하는 한대표가 피고인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포스코 최고위층을 언급하며 피해자에게 겁을 먹게 한 행위는 협박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김홍탁 전 대표에게는 "유일하게 한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30분 정도 머물다 떠났고 이후 피해자와 통화나 만난 적이 없어 포레카 인수에 관심을 갖지 않은것 같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차 전 단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기소), 최순실씨(61·구속기소) 및 안종범 전 대통령 경제수석(58·구속기소)과 공모해 KT에 이모씨를 채용하고 광고담당 임원으로 전보조치 하도록 강요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기업인들이 느낄 압박감을 이용해 KT에 지인을 채용하게 하는 등 기업 경영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밝혔다.
차 전 단장은 본인이 운영하던 광고제작업체 아프리카픽처스의 회사자금 20여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유죄가 인정됐다. 또 횡령한 회삿돈을 현금으로 인출한 뒤 본인 계좌에 다시 입금한 혐의(범죄수익은닉죄)도 유죄로 판단했다.
송 전 원장은 콘텐츠진흥원장으로 취임한 뒤에도 직전에 재직했던 머큐리포스트의 법인카드를 계속 사용하는 등 3700여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원장 취임 후에도 머큐리포스트의 영업에 도움을 주겠다며 적극적으로 뇌물을 요구하며 법인카드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작년 10월 국회 교육문화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증한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채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