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망친 동생이 방 안에서 혼자 오열하고 있는 모습을 본 누나가 안타까운 마음에 남긴 글이 감동을 주고 있다.
최근 모 대학교 커뮤니티에는 수능을 잘 보지 못한 동생에게 '수고했다'라는 말 한마디 해주고 싶다는 누나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사랑하는 동생아, 누나는 어제 정말 놀랐다"라며 "엄마와 싸운 뒤 조용히 방으로 들어간 네가 어깨까지 들썩이면서 흐느끼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네가 정말 많이 울고 있더라"며 "그런 네 모습을 보고 머리를 망치로 한 대 얻어 맞은 기분이었다"고 언급했다. A씨는 동생이 우는 걸 어릴 때 이후로 처음 봤던 것.
A씨에 따르면 수능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 채점을 한 동생은 글쓴이에게 "망했다"고 했다. 동생은 평소 워낙 밝은 편이라 그리 슬퍼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너스레를 떨며 "일 년 더 하지 뭐"라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얼마 뒤 동생은 엄마와 수능 결과에 대해 얘기를 나누던 중 다퉜다. 동생은 "엄만 왜 수고했단 말 한마디 안 해줘?"라고 하자 엄마는 "네가 수고하긴 뭘 해 시험 그렇게 봐 놓고"라며 쏘아붙였다. 동생은 한숨을 크게 쉬더니 방으로 들어갔다. 동생 기분을 풀어주려 방문을 연 글쓴이는 오열하는 동생을 보고 놀란 것.
A씨는 "동생아 정말 수고했다"며 "이 말 한마디 듣지 못해 울고 있는 네 모습을 보니까 마음이 찢어질 것 같더라"고 슬퍼했다. 그는 "네가 고등학교 3년 동안, 아니 초등학교 때부터 그 오랜 시간을 열심히 준비해 온 시험이란 걸 다 안다"며 "근데 엄마도 많이 속상해서 그랬을 거야"라고 위로했다.
이어 "엄마도 너 수능 보러 간 날 밥 먹고 체해서 병원까지 다녀왔다"며 "그만큼 너에 대한 기대가 컸고 기대가 큰 만큼 실망이 커서 말실수하신 걸 거야"라고 설명했다.
A씨는 "재수도 안 해 본 내가 어떻게 너의 마음을 이해하겠냐만은 죽어라 고생해서 수능 봤는데 감당하지 못할
해당 게시물은 4일 기준 좋아요 2만2000여개, 댓글 7000여개, 공유 800건 이상의 반응을 보이며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김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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