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직장 여성 영양상태가 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보다 더 나빠졌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NHK에 따르면 의사와 영양관리사 등으로 구성된 단체인 '마루노우치 보건실'의 조사에서 일하는 일본 여성의 하루 평균 에너지 섭취량은 1479㎉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서 일하는 20~30대 여성 7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다.
이는 식량난에 시달리던 2차대전 종전 직후의 에너지 섭취량보다 적은 것이다. 마루노우치 보건실은 "이래서는 일하는 여성의 영양 상태가 세계대전 종전 직후보다 영양기아상태"라고 밝혔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20~30대 여성의 하루 필요 에너지 기준을 2000㎉로 정해 놓고 있다. 책상에 앉아 일하는 여성이 이 정도이고 서서 일하는 사람의 경우 2200㎉다.
그러나 많은 여성이 "일이 바쁠 때는 점심을 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나 "점심을 먹을 수 없을 때는 나중에 간식으로 때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에는 출근준비를 우선하느라 시간이 없어 밥을 먹지 않는다"거나 "외식이 많아도 되도록 저칼로리의 식사를 하려고 한다"는 대답도 많았다. NHK가 약 11만 명의 일하는 여성이 근무하는 도쿄 도심 마누로우치에서 여성들의 식사실태를 취재한 결과다. 취재 대상자의 약 절반이 외식 또는 밖에서 산 음식을 사무실에서 먹는다고 대답했다.
문제는 이들이 먹는 식사의 내용이다. 일하는 여성이 한 끼 식사에 필요한 에너지는 600~700㎉라고 한다. 그런데 영양사가 여성들이 사 먹는 도시락을 분석해 보니 절반이 기준에
마루노우치 보건실 관계자는 "식사량이 모자라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와 영양소도 부족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일하는 여성이 이 정도로 건강에 문제를 안고 있다는 걸 사회가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