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그룹 샤이니의 멤버 종현의 유서가 공개됐습니다.
4인조 모던 록밴드 그룹인 디어클라우드의 멤버 나인은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종현의 가족과 상의 끝에 그의 유언에 따라 유서를 올린다"며 종현의 유서를 공개했습니다.
그의 유서를 공개한 사람이 가족이나 샤이니 멤버가 아닌 의외의 인물이어서 많은 네티즌들이 관심을 가졌습니다.
나인의 측근은 "이 글을 받은 시기는 확실치 않지만, 종현 씨가 글을 보냈을 때 바로 그의 가족에게 전달한 바 있다"며 "실제로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 뒤 유족과 유언을 공개할지를 논의했고, 글을 올리자고 하셔서 올리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나인은 종현이 MBC 라디오 '푸른 밤, 종현입니다' 진행을 맡을 당시 고정 패널로 출연하며 인연을 맺었습니다. 그는 종현이 자리를 비워야 할 때면 특별 DJ를 맡는 등 친분을 이어왔습니다.
또한 지난 11월 디어클라우드 정규 앨범 'MY DEAR, MY LOVER'의 발매 기념 음감회에서 샤이니 종현과 협업을 해보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는 당시 "종현과 음악 이야기를 정말 많이 나눴다. 우리가 록 밴드라 그와는 음악 색깔이 다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더라. 기회가 된다면 종현과 록 음악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종현의 유서를 나인이 공개한 것은 이러한 ‘친분’ 때문으로 보입니다.
한편, 안타까운 죽음의 소식을 접하고 고통을 느껴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전화 1577-0199, 1588-9191(24시간 운영)], [복지부 희망의전화 129(24시간 운영)], [사이버 상담(http://www.hopeclick.or.kr/contents/sub0302.php)]을 이용하면 됩니다.
◆ 다음은 종현의 유서를 공개한 디어클라우드 나인의 인스타 전문입니다.
종현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왔어요.
웃고 있는 영정사진을 보고서도 저는 여전히 종현이가 제게 다가와 이 모든 게 꿈이었던 것처럼 웃어줄 것 같았습니다.
얼마 전부터 종현이는 제게 어둡고 깊은 내면의 이야기들을 하곤 했어요.
매일같이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불안한 생각이 들어 가족들에게도 알리고 그의 마음을 잡도록 애썼는데
결국엔 시간만 지연시킬 뿐 그 마지막을 막지 못했습니다.
아직도 이 세상에 그가 없다는 게 믿어지지 않고 너무 괴롭습니다.
지금도 이 글을 올리는게 맞는 건지 겁도 나지만
종현이 본인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이 글을 꼭 직접 올려달라고 부탁을 했어요.
이런 날이 오지 않길 바랐는데...
가족과 상의 끝에,
그의 유언에 따라 유서를 올립니다.
분명 저에게 맡긴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논란이 있을 거란 걱정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예상하고 저에게 부탁을 했을 거란 생각에 제가 종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을 해야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이제라도 종현이 혼자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라요.
그리고 수고했다고...정말 잘했다고...
잘 참아줘서 고맙다고 얘기해주세요...
아름다운 종현아 정말 많이 사랑해
앞으로도 많이 사랑할게.
그곳에서는 부디 아프지 않고 평안하기를 바라. .
.
유서 전문입니다.
.
.
난 속에서부터 고장났다.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
나는 날 미워했다. 끊기는 기억을 붙들고 아무리 정신차리라고 소리쳐봐도 답은 없었다.
막히는 숨을 틔어줄 수 없다면 차라리 멈추는게 나아.
날 책임질 수 있는건 누구인지 물었다.
너뿐이야.
난 오롯이 혼자였다.
끝낸다는 말은 쉽다.
끝내기는 어렵다.
그 어려움에 여지껏 살았다.
도망치고 싶은거라 했다.
맞아. 난 도망치고 싶었어.
나에게서.
너에게서.
거기 누구냐고 물었다. 나라고 했다. 또 나라고 했다. 그리고 또 나라고했다.
왜 자꾸만 기억을 잃냐 했다. 성격 탓이란다. 그렇군요. 결국엔 다 내탓이군요.
눈치채주길 바랬지만 아무도 몰랐다. 날 만난적 없으니 내가 있는지도 모르는게 당연해.
왜 사느냐 물었다. 그냥. 그냥. 다들 그냥 산단다.
왜 죽으냐 물으면 지쳤다 하겠다.
시달리고 고민했다. 지겨운 통증들을 환희로 바꾸는 법은 배운 적도 없었다.
통증은 통증일 뿐이다.
그러지 말라고 날 다그쳤다.
왜요? 난 왜 내 마음대로 끝도 못맺게 해요?
왜 아픈지를 찾으라 했다.
너무 잘 알고있다. 난 나 때문에 아프다. 전부 다 내 탓이고 내가 못나서야.
선생님 이말이 듣고싶었나요?
아뇨. 난 잘못한게 없어요.
조근한 목소리로 내성격을 탓할때 의사 참 쉽다 생각했다.
왜 이렇게까지 아픈지 신기한 노릇이다. 나보다 힘든 사람들도 잘만 살던데. 나보다 약한 사람들도 잘만 살던데. 아닌가보다. 살아있는 사람 중에 나보다 힘든 사람은 없고 나보다 약한 사람은 없다.
그래도 살으라고 했다.
왜 그래야하는지 수백번 물어봐도 날위해서는 아니다. 널위해서다.
날 위하고 싶었다.
제발 모르는 소리 좀 하지 말아요.
왜 힘든지를 찾으라니. 몇번이나 얘기해 줬잖아. 왜 내가 힘든지. 그걸로는 이만큼 힘들면 안돼는거야? 더 구체적인 드라마가 있어야 하는거야? 좀 더 사연이 있었으면 하는 거야?
이미 이야기했잖아. 혹시 흘려들은 거 아니야? 이겨낼 수있는건 흉터로 남지 않아.
세상과 부딪히는 건 내 몫이 아니었나봐.
세상에 알려지는 건 내 삶이 아니었나봐.
다 그래서 힘든 거더라. 부딪혀서, 알려져서 힘들더라. 왜 그걸 택했을까. 웃긴 일이다.
지금껏 버티고 있었던게 용하지.
무슨 말을 더해. 그냥 수고했다고 해줘.
이만하면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해줘.
웃지는 못하더라도 탓하며 보내진 말아줘.
수고했어.
정말 고생했어.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