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수습하는 분위기에요. 하지만 제천이 생긴 이래 이렇게 큰 참사가 없었던 만큼 사람들 가슴 속에 각인될 거에요" (제천 택시운전사 김모씨)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닷새가 지난 지난 26일. 참사 현장엔 폴리스라인으로 출입이 제한된 가운데 경찰·소방당국·취재진 수십명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아픈 마음을 함께 한다며 크리스마스 연휴 영업을 하지 않던 주변 가게들도 하나둘씩 문을 열었다.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제천체육관 합동분향소도 이날은 인적을 찾기 어려웠다. 그렇게 제천은 '참사의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었다.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와 애도는 끝나가고 있지만 책임자 처벌을 위한 수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날 제천경찰서는 건물 내 소방시설을 부실하게 관리해 막대한 인명피해를 초래한 혐의로 제천 스포츠센터 건물주 이모씨(53)와 관리인 김모씨(50)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소방시설법 위반 및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에게는 업무상 과실치사상만 적용됐다.
앞서 경찰은 현장 감식과 생존자 진술 등을 통해 1층 로비 일부 스프링클러 미작동과 2층 여성 사우나 비상구 통로가 막혀 탈출이 불가능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소방시설법상 폐쇄·차단 등의 행위로 사람이 사망하면,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이씨와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는 이르면 28일 진행된다. 경찰은 소방시설 관리·감독 여부를 살펴보기 위해 제천스포츠센터 소방안전관리업체를 압수수색했다.
제천시는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12월 중으로 이번 화재 사고와 관련 구체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날 오전 충북 제천 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지난 21일 화재사고로 숨진 29명의 희생자 중 마지막 4명의 발인식이 열렸다. 빈소에는 유족과 친지들이 수십 명씩 모여 고인의 마지막을 지켜봤다. 갑작스런 사고에 눈물조차 마른 듯 유족들과 지인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오전 8시엔 제천 중앙성결교회 고(故) 박한주 목사(62)와 드림성결교회 고 박재용 목사(42)의 영결식이 이어졌다. 두 교회의 신도들은 '천국에서 만나보자'를 부르며 이들의 마지막길을 배웅했다. 두 사람은 사고 당일 목회자모임 참석 뒤 함께 사우나를 하다 변을 당했다. 이어 오전 9시에는 고 정희경씨(56·여)의 영결식이 유족들과 지인들의 눈물 속에 열렸다.남편 윤창희씨는 정씨의 관을 부둥켜
[제천 = 조한필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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