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66·구속기소)이 청와대 관저에서 비서관들에게 보고받는 자리에 최순실 씨(62·구속기소)가 함께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안봉근 전 대통령 국정홍보비서관(52·구속기소)은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일요일 오후 3~4시 이재만(52·구속기소)·정호성(49·구속기소) 전 비서관과 함께 박 전 대통령에게 다음주 연설문·일정 등을 보고하는 자리에 최 씨가 배석했다고 말했다. 안 전 비서관은 "최씨가 (사전에) 배석을 하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었다. 최씨가 (업무보고 때) 처음부터 같이 있는 것은 아니고 보고 장소에 왔다 갔다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최씨가 관저에 머문 시간에 대해서도 "최씨가 먼저 와 있을 때가 많았고, 저희가 먼저 나가기 때문에 그 뒤에 (최씨가) 어느 정도 머물렀는지 알 수 없다. 저희보다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씨에게 따로 보고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또 안 전 비서관은 2014년 9월12일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0) 간 사이의 '0차 독대'가 있었다고 재차 증언했다.
그는 "이 부회장이 2014년 하반기 박 전 대통령과 단독 면담한 게 맞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하반기 정도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이어 "대구 창조경제센터에서 면담은 짧았다고 기억한다"며 "안가 면담은 (30분 이상) 훨씬 긴 시간으로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같은 취지로 증언했다. 이는 '1차 독대'로 알려진 2014년 9월 15일 이전에 청와대 안가에서 추가 독대가 있었다는 검찰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반면 이 부회장은 이에 대해 "안가에서 안 전 비서관을 만난 적도 없고, 만약 기억을 못한다면, 적절한 표현 같지 않지만 제가 치매(에 걸린 것)"라고 부인했다.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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