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 말입니다.
낙태를 못하면 그만큼 출산율이 오를 거라 생각한 건데, 실제로 그랬을까요?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거로 예상되는 합계 출산율은 지난해 1.05명. 매년 사상 최저치를 갱신하며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미 OECD 합계출산율 기준인 1.3명과 비교해도 우린 한참이나 떨어지기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초저출산 국가로 분류돼 있죠.
이렇게 출산율은 떨어졌지만, 늘어난 것도 있습니다.
미혼모를 포함한 혼인 외 태어난 자녀들입니다. 2000년 5,540명에서 2016년엔 7,781명으로 늘었죠. 이를 예상했는지 당시 정부는 10대 미혼모들에게 월 10만 원의 양육비를 줄 테니 아이를 낳아 키우며 공부도 하라고 했습니다. 정부 정책 덕분인진 명확하진 않지만, 어쨌든 2009년을 기점으로 혼인 외 자녀들은 급증했고 그만큼 미혼모도 늘었죠.
하지만 정부의 약속은 불과 얼마 못 갔습니다.
청소년 한부모 자립 지원 예산이 2010년 120억 원에서 2012년 29억 원으로, 무려 100억 원이나 깎였거든요.
결과적으로, 낙태를 금지해봤자 출산율은 오르지 않았고 미혼모는 더 살기 힘들어져 버려지는 아이만 늘어난 셈입니다.
오는 24일에 헌법재판소가 낙태죄가 헌법에 어긋나는지 공개적으로 따져본다고 하죠.
물론 법도 중요하지만, 아이를 낳게 하려면 우선은 키울 수 있게 해주던지, 그렇지 않으면 산모에게 삶의 결정권을 주던지 사회 인식을 반영한 제대로 된 정책부터 세워놔야 하지 않을까요.
'낳아라, 하지만 책임은 혼자 져라'가 돼선 안 됩니다. 아이는 여자 혼자가 아닌, 우리 사회 모두가 키워야 하니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