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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몸무게가 38kg까지 빠졌다. 가뜩이나 마른 체격인데 대학원 수업과 일을 병행하다보니 저절로 다이어트가 됐다고 했다. 오로지 일하기 위해 먹었다. 1인 4역도 마다 않았다. 네 명의 목소리를 혼자 다 내려다보니 목이 쉴 때가 많았다.
빠듯한 스케쥴 속에서도 카봇, 터닝메카드, 공룡메카드, 파워레인저 등 애니메이션은 빼 놓지 않고 보았다. 주인공의 중요 대사는 반드시 외웠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인 만큼 자신도 즐기고,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만화 캐릭터 분석은 기본이죠, 주인공 대사 중에서도 꼭 살려야 하는 멘트는 메모해 가며 외우고 있어요."
유아교육 전문가이면서 방송인으로 명성을 쌓고 있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유라(사진·30)'의 얘기다. '유라야 놀자'란 유튜브 채널을 진행하며 구독자수 40만명 달성을 목전에 둔 그를 만나봤다.
지난 2016년 1월 첫 선을 보인 후 누적 조회수로는 3억5672회(3일 기준)를 기록한 그를 만난 곳은 삼성동 파르나스 타워였다. 이 곳에는 CJ E&M의 1인 창작자 지원사업인 다이아 티비(DIA TV) 회사가 위치해 있다.
유라는 다이아 티비의 키즈 분야 파트너 크리에이터다. '유튜브 속 뽀미 누나'란 별칭을 얻을 만큼 아이들 뿐 아니라 부모들 사이에서도 유명세를 얻은 그는 급상승한 인기를 어떻게 실감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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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 최다은이 아닌 유라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그는 한 동안 친구들에게조차 본인이 유튜브 크리에이터 유라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지인들이 '네가 유라였어?'라고 먼저 아는체 해 인기를 실감한다고 했다.
빠른 피드백을 원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일수록 자신의 인기를 영상에 달린 댓글로 짐작하는 경우가 많다. '유라야 놀자' 영상에는 댓글이 거의 달리지 않는다. 그런 탓에 방송 초기 유라는 '오늘 영상이 별로였나'라고 생각하며 혼자 좌절할 때가 많았다.
'유라야 놀자'를 보는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1~6세 임을 감안하며 이같은 반응은 당연했다. 한글 타자를 칠 줄 모르니 댓글을 아예 달지 못하는 것이다. 그만큼 귀한 댓글인데 그마저도 'ㅏㅏㅏㅏㅏ'나 일렬로 배열 된 숫자가 많다. 아이들이 무심코 타자칠 때 저지르는 오타인 경우다.
"당장 내일 어떤 오프라인 미팅 행사를 한다고 알렸는데도, 댓글 등의 반응이 전혀 없으니 혼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적도 있어요. '내일 정말 사람들이 올까?' '오지 않으면 어쩌지'란 두려움에 떨면서요…."
그의 고민은 기우에 불과했다. 부모님과 함께 온 아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행사장은 인산인해를 이뤘기 때문이다. 그는 요즘 키즈 콘텐츠 관련 행사 자리에서 '섭외 1순위'로 각광받고 있다.
방송인 중에서도 유아교육 전문가로의 길을 걷고 싶었던 그는 중앙대에서 유아교육학을 전공했다. 공부를 할수록 유아교육자로서의 사명감에 빠져 동대학원 유아교육학 석사까지 받았다. 대학원을 졸업할 무렵 양질의 키즈 콘텐츠를 만들려는 김은반 에디트 홀릭 대표를 만나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첫 발을 내딛었다. 2016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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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들의 동영상 시청에 대한 우려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유아교육학을 배우며 누구보다 그와 같은 우려를 접해 왔기 때문에 내적 갈등이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튜브를 택했던 이유는 오직 하나, 유아들에게 영상 콘텐츠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다는 열망이 더 커서다.
그는 유튜브를 통한 교육 콘텐츠 시장이 성장한 외국 사례에 주목했다.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유아교육에 관한 논문과 서적도 종종 찾아봤다.
"외국 사례를 보니 멀티미디어를 이용해 다양한 교육을 시도하더라고요. 물론 그 효과도 좋았고요. 부모와의 상호작용이 가능하게끔 도왔거든요. 학계에서 보는 동영상 시청에 대한 우려가 그런 것이에요. 부모의 지도 없이 영상의 일방적인 메시지만 전달될 때 부작용이 크다는 거죠."
이러한 우려를 뒤집어 보니 답이 나왔다. 아이와 상호작용이 가능한 유튜브 콘텐츠라면 얼마든지 긍정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유라가 아이와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콘텐츠 개발에 적극 나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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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죽순으로 생겨난 키즈 채널과는 분명 달랐어요. 단기간에 구독자 수만을 늘리기 위해 자극적인 장면을 연출하거나 크리에이터의 개인기에만 의존하는 여타의 방송들과는 차별화가 이뤄졌으니까요. 제가 방송 중에 자극적인 말이나 농담은 거의 하지 않아요. 그러다보니 다소 심심하고 밋밋하다는 반응도 있죠. 하지만 아이들 교육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담아 스토리텔링에 힘쓰니까 부모님들이 먼저 찾아주시더라고요."
올 하반기 프로그램 개편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바쁘다는 유라는 교육 콘텐츠 채널로써 입지를 굳히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개편 방향에 대해 살짝 '체험 강화'라고 귀띔해 준 그는 '에듀테인먼트'로 한층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기대케 했다.
"유라야 놀자'를 보면 아이들이 꼭 함께 놀러 가자거나 함께 놀자고 조른다는 부모님의 댓글이 달리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어요. 아이가 (유튜브를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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