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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량진역 1번 출구 앞에 위치한 상가. '임대문의'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촬영 = 송승섭 인턴기자] |
고시생들의 메카 노량진에서도 '가성비'로 유명했던 고구려식당은 지난달 18일 문을 닫았다. 장사가 잘 되던 식당이 폐업 절차에 들어가자 "노량진 상권이 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주변 공인중개사들은 "고구려 식당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매물이 나와 있었다"며 부인했지만 이날 노량진 곳곳에서 매물로 나와 있는 가게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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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8일 문을 닫은 노량진 고구려 식당. [사진 = 송승섭 인턴기자] |
인근 가게들도 마찬가지였다. 길을 따라 대로변으로 나서자 많은 가게가 '공실' 상태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창 영업을 시작해야 할 시간이었지만 1층에 있는 통신사 대리점과 신발가게 2층에 있는 치킨집까지 모두 영업을 중단한 상태였다. 휴대전화 번호와 함께 임대문의를 묻는 종이만이 건물에 붙어있었고 가게 앞으로 날라온 각종 고지서와 우편이 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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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실 상태로 남아있는 노량진역 인근 상가. [사진 = 송승섭 인턴기자] |
수험생의 성지로 불렸던 노량진에 학생들이 뜸한 건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인강(인터넷 강의)의 발달 때문이다. 어디서든 인터넷으로 원하는 강의를 들을 수 있어 굳이 노량진을 찾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거기에 40만~50만원에 달하는 주거비용과 각종 학원 교재비, 식비까지 합하면 매달 드는 돈만 월 150만원이 넘어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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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량진 고시텔촌에는 '빈방이 있다'는 문구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었다. [사진 = 송승섭 인턴기자] |
그러면서 "임대문의라는 종이를 붙이지 않은 가게 중에도 알고 보면 가게를 정리하려고 내놓은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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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량진의 한 학원 건물이 노량진을 떠나면서 27일 간판 교체작업이 시작됐다. 새로운 학원이 들어설 예정이지만 인근 상인들은 "수험생들이 예전만큼 많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1층에 있는 '토마토 식당' 역시 지난달 폐업 수순을 밟았다. [사진 = 송승섭 인턴기자] |
고시텔은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원룸이나 고시원과 달리 보증금이 없고 월별로 계약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더 저렴하다. 이에 지난 2012년부터 고시텔로 학생들이 몰리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임대업자들 사이에서도 고시텔을 증축하는 건수가 늘어났다.
노량진에서 공인중개사로 일하는 B씨는 "지난해에만 1000곳이 넘는 고시텔이 생겼는데 이 때문에 주변 원룸이나 옛날 고시원은 공실이 많이 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시텔이 지나치게 늘어나 고시텔 사이에서도 공실이 나오는 상황
실제로 노량진 인근 고시텔 입구에서는 '빈방 있다'는 문구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었다. 한 고시텔에서는 관리인이 직접 나와 "빈방이 많으니 와서 보고 가라"고 말할 정도였다. 심한 경우 공실률이 30%가 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국 송승섭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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