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총장 후보가 사퇴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는 서울대가 대책 마련을 위한 비상체제에 돌입하는 것이 불가피하게 됐다. 서울대 본부측은 다음 주 내로 총장 후보 공백 사태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절차를 거치겠다고 8일 밝혔다.
현 총장인 성낙인 교수의 임기가 19일로 마무리되는만큼 빈 총장 자리를 임시로 채우고 새 총장을 재선출하는 과정에 속도를 붙이겠다는 뜻이다.
앞서 지난달 18일 서울대 총장 최종 후보로 선출된 강대희 교수(56·의과대학)는 선출 이후 성추문과 논문 표절 등 도덕성 논란으로 안팎의 비판에 직면했다.
6일 연이은 논란에 강 교수에 대한 제청 권한을 가진 교육부가 강 교수와 관련된 의혹에 대한 소명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같은 날 결국 그는 사퇴 의사를 밝혔다.
같은 날 서울대 측은 주요 보직자들이 모인 긴급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향후 절차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건은 크게 두 가지로 첫째는 총장 권한대행체제를 어떻게 구성할 지에 대한 사항으로 4가지 안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성 총장이 집행부의 임기를 다음 총장 선출까지 늘린채 사퇴를 하는 방식이 있다. 이 경우 교육부총장이 총장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부총장단까지 사퇴하고 주요 보직자들인 처장단들만 남아 새 총장 선출을 위한 행정업무 처리에 집중하는 안도 있다. 한편으로는 모든 총장단이 임기를 종료하고, 새로운 인물에게 총장 권한 대행 자리를 맡기는 방법도 있다. 다만 ?은 시간 내에 학내 구성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새 인물을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총장의 권한을 잠시 맡기는 방식도 있다.
두번째 안건은 새 총장 선출 방식이다. 기존의 최종 후보로 올라간 다른 두 후보를 새 총장 후보로 선출하는 방법도 있고, 정책평가단의 최초 투표부터 다시 실시할 수도 있다. 본부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방식에 대해 예단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강 전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검증에 부실했다는 비판을 받는 총장추천위원회와 이사회에게 새 총장 선출을 일임할 수 없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혼란이 잠재워지지 않는 것은 총장 공백
한편 서울대 총학생회는 9일 오전 11시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총장선거 파행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발표했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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