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체크카드 해외 결제 시스템 허점을 노려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취소와 결제 승인 시간이 다르다는 시간차를 이용한 건데, 이렇게 빼돌린 금액이 34억 원이나 됐습니다.
안병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찰 수사관들이 한 오피스텔 안에 모여 있습니다.
사기 혐의를 받는 30대 최 모 씨를 주거지에서 붙잡은 뒤 죄를 추궁하는 모습입니다.
주범 최 씨를 비롯한 51명의 일당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특정 해외사이트에서 국내 은행 체크카드로 결제와 취소를 반복했습니다.
그 뒤 은행이 체크카드 거래 취소 승인은 오전에, 결제 승인은 오후에 하는 시스템상 허점를 노려 입금된 취소대금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34억 원을 챙겼습니다.
▶ 인터뷰 : 황석진 / 경찰수사연구원 외래교수
- "승인·취소를 반복하면 아무런 거래가 발생하지 않아야 하는데 (자료를 받은) 우리나라 금융기관에서는 마치 정상거래인 듯 (착각)."
최 씨 일당은 지인들을 통해 범죄에 사용할 체크카드와 계좌를 모으고 인출책을 따로 두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 인터뷰 : 최진기 / 국제범죄수사대 인터폴수사팀장
- "(피의자들은) 매입·취소를 반복함으로써 하루에 최고 5억 원가량 수익을 올리는 범행이 확인…."
이들은 범죄 수익으로 마약과 고급 외제차량을 사는 등 사치스러운 생활을 했습니다.
문제가 된 은행 거래 시스템은 현재 개선된 가운데, 경찰은 최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도망간 공범들의 뒤를 쫓고 있습니다.
MBN뉴스 안병욱입니다. [obo@mbn.co.kr]
영상취재 : 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오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