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토종벌을 멸종 위기로 내몬 '낭충봉아 부패병'은 지금까지 치료약이 없어 속수무책이었는데요.
이 병에 걸려도 폐사하지 않는 꿀벌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강세훈 기자입니다.
【 기자 】
토종벌의 에이즈로 불리는 '낭충봉아 부패병'에 걸린 벌통입니다.
죽은 애벌레가 흩어져 있고, 꿀벌 수도 적습니다.
이 질병은 지난 2009년 국내에서 처음 발병한 이후 토종벌의 98%를 폐사시켰습니다.
▶ 인터뷰 : 박인수 / 토종벌 농가
- "벌이 130통 있던 게 다 죽고, 다음해 전국에 수소문해서 살아 있는 벌을 사다 놓으면 조금 가다가 또 죽고…."
마땅한 치료약도 없어 지난 10년간 농가 피해액만 1천억 원이 넘습니다.
농촌진흥청은 벌의 질병 저항성을 키우는 연구에 착수했고, 마침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전국의 토종벌 가운데 질병 저항성이 뛰어난 여왕벌과 번식력이 뛰어난 수벌을 교잡시켜 새로운 꿀벌을 개발한 겁니다.
기존 토종벌보다 생존율은 10배나 높고, 수명은 2배나 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인터뷰 : 최용수 / 농촌진흥청 연구사
- "1천300억 원 이상의 벌꿀 소득이 확보될 것으로 예상하고, 꿀벌 사육 농가들이 잃어버렸던 일자리를 회복하는 게 1만 4천 명 정도…."
농진청은 지역별 적응시험을 거쳐 내년부터 농가에 보급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