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저출산위)가 초등학교 저학년(1∼4학년)의 하교시간을 오후 3시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초등학생 학부모들은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저출산위는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초등교육 변화 필요성과 쟁점’ 포럼을 열고 ‘더 놀이학교’ 구상을 밝혔습니다.
학습량에는 변화를 주지 않되 저학년일수록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하고, 놀이와 각종 활동을 중심으로 상담과 보충지도 등 개별화된 교육을 제공해 교육적 성과를 달성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세계일보가 최근 초등학생 학부모 167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저학년의 하교 시간을 3시로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찬성’ 비율이 52%였지만 ‘반대’(44%)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잘 모르겠다’는 4%였습니다.
오늘(2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찬성 이유를 답한 사람들은 ‘맞벌이 가정에 도움이 될 것 같다’(29%)를 가장 많이 꼽았습니. 이어 △사교육비 부담 고통을 덜어줄 것 같다(24%) △휴식 시간(쉬는 시간, 점심시간 등)이 짧았는데 길어지면 좋을 것 같다(17%) △공교육이 강화될 수 있을 것 같다(11%) 등의 순으로 하교시간 연장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습니다.
반면 반대 응답자들은 ‘저학년이 오랜 시간 학교에 머무는 것은 무리다(25%)’를 가장 많이 지적했습니다. 이어 △사교육비 불가피한 상황에서 학원 시간이 늦춰져 귀가 시간만 늦어질 것이다 19% △기존 돌봄 교실이나 방과 후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면 될 것 같다(9%) △학교에서 모두 모아놓고 놀이 수업을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9%) 등의 순으로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교사들은 반대 학부모들과 비슷한 이유 등으로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서울의 한 초등교 교사는 “저학년 하교시간 연장은 일률적 시행보다는 학교별 의견수렴과 안전한 학교환경 조성 등을 거쳐 교육공동체가 선택할 사안”이라며 “하교시간 연장 시 업무시간 축소로 교원의 수업연구와 준비시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한편 저출산위가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송재혁 대변인은 “학교가 초등 저학년을 한 두 시간 더 돌본다고 아이를 더 낳는 게 아니다”며 “고용·주거불안과 소득분배 악화, 사회복지시스템 부실에 따른 저출산 문제의 해결 방안으론 빈약한 정책 구상”이라고 꼬집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