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몰카) 범죄 수사와 판결이 남성 중심적으로 이뤄져온 데 반발하는 여성단체들이 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서 다섯번째 시위를 벌였다.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는 지난 6일 오후 3시께 서울 종로구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인근에서 '편파 판결·불법촬영 규탄 시위'를 개최했다.
1~4차 집회가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란 명칭으로 열린 것과 달리 5차 집회명에는 편파판결이 추가됐다. 홍익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 피의자인 여성이 구속되자 '남성이 피해자라 경찰이 수사에 적극 나선다'며 시작된 집회가 사법부의 편파 판결 규탄으로까지 이어진 셈이다.
주최 측 추산 6만명이 참가한 이날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가해자 편 사법부도 가해자다', '편파 판결 상습 판사 각성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일부 참가자들은 '여자라서 실형 선고, 남자니까 집행유예', '안희정 유죄 사법정의'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기도 했다.
가수 구하라 씨가 전 남자친구 최 모씨에게 성관계 동영상을 빌미로 협박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라 리벤지 포르노를 강력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아예 최 씨를 비난하는 피켓을 들고 나온 참가자도 있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최**과 이하 비슷한 리벤지포르노 범들 강력 징역해주세요'란 제목의 청원글은 7일 오후 2시 기준으로 20만 7458명의 동의를 받았다.
이날 집회에선 문희상 국회의장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혐오 범죄 처벌을 강화하도록 법
일부 남성들이 휴대전화를 들고 시위 참가자들 근처에 있어 마찰을 빚기도 했다. 시위 도중 인도에서 2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비비탄 총을 꺼내 들면서 경찰이 총을 빼앗는 소동도 벌어졌다.
[이희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