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572주년 한글날이죠.
하지만 우리 주변 곳곳에선 한글 대신 어려운 외국어들이 쓰이고 있습니다.
사고가 일어날 경우를 대비해 표기되는 안전 용어조차 예외가 아닙니다.
전민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하철 출입문 아래 '출입문 비상 콕크'라는 글자가 보입니다.
사고로 열차가 멈추면 안에서 문을 열고 탈출하도록 만든 여닫이 장치입니다.
사용법이 붙어있긴 하지만 콕크라는 이름이 낯설다보니 용도를 모르는 사람이 태반입니다.
▶ 인터뷰 : 김재식 / 서울 신림동
- "우리로서는 (무슨 뜻인지)이해하기 힘들죠. 젊은 사람은 모르겠는데…."
심장마비로 쓰러진 환자에게 5분 내로 사용해야 하는 자동 심장충격기는 멀리서 봤을 때 제세동기와 AED라는 어려운 표지판만 눈에 들어옵니다.
▶ 인터뷰 : 이건범 / 한글문화연대 대표
- "그 말을 못 알아듣는 사람이 사고에 희생을 당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말을 (쉽게)바꿔야 하는 거죠."
일본식 표기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 스탠딩 : 전민석 / 기자
- "보시다시피 도로 위에는 일본식 표현인 추월이 버젓이 표기돼 있습니다."
도로교통법엔 추월 대신 '앞지르기'라는 표현을 권하고 있지만, 이렇게 표기한 고속도로는 한 군데도 없습니다.
'노견'을 '갓길'로 고쳐 쓰는 등 일본식 표현을 고쳐나가고 있지만, 추월은 "더 잘 보인다"는 이유로 그대로 둔 겁니다.
▶ 인터뷰 : 김영진 / 국회의원(국토교통위원회)
- "모든 연령대가 알기 쉽고, 법령에 들어 있는(대로) '앞지르기'라고 명확히 표현하는 게…. "
생사가 갈리는 급박한 순간에 쓰이는 안전 용어,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우리 말로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전민석입니다. [janmin@mbn.co.kr]
영상취재 : 이권열 기자·김광원 VJ·박자은 기자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