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등을 날려 고양 저유소 화재를 촉발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스리랑카인 A 씨가 오늘 오후 석방됐습니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기로 한건데, 일각에선 힘없는 외국인만 희생양으로 삼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권용범 기자입니다.
【 기자 】
저유소 화재 피의자인 스리랑카인 A 씨에 대해 경찰이 두 차례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기각했습니다.
A 씨가 날린 풍등이 저유소 폭발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경찰의 추정에 인과 관계가 부족하다는 게 이유입니다.
결국, 긴급체포 시한인 오늘 오후 4시 반 유치장에서 석방된 A씨는 취재진에게 고개를 숙이며 연신 고맙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 인터뷰 : 스리랑카인 A 씨
- "소감 한 말씀?"
- "너무 고맙습니다."
통역을 맡았던 같은 스리랑카인 남성은 MBN 취재진과 만나 A 씨가 근처에 기름탱크가 있는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전했습니다.
▶ 인터뷰 : 와치사라 / A 씨 통역
- "(기름탱크 있는 것을) 알았으면 그런 장난감 가지고 이렇게 하지 않을 건데. 생각도 못한 상황이래요. 너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했어요."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도 대한송유관공사 측의 과실도 있는 만큼 A 씨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우지 말라는 청원이 잇따랐습니다.
국정감사장에서도 비슷한 비판이 나왔습니다.
▶ 인터뷰 : 김한정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외국인 노동자를 아주 희생양으로 삼고 있어요. 18분 동안 잔디밭이 타고 있었어요. 이런 졸렬한 대응이 어디 있습니까."
경찰이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수사팀을 확대 편성한 가운데,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전국 저유시설에 대한 일제 점검 방침을 밝혔습니다.
MBN뉴스 권용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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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이우진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