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의혹에 휩싸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내일 오전 피고발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습니다.
박호근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이재명 지사가 경찰 소환을 하루 앞두고 심정을 밝혔는데, '끝까지 싸우겠다'는 뜻을 나타냈다고요?
【 기자 】
네, 이재명 지사는 내일 오전 10시 성남 분당경찰서로 출석합니다. 앞서 오늘 SNS를 통해 이 사실을 알렸는데요.
그러면서 2년 전 촛불집회 때 "박근혜 하야"를 외친 '끝장 연설' 장면이 담긴 영상을 연결해놨습니다.
당시 이 지사는 "힘을 합쳐 싸우면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당시 기억을 되살려 지지자들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 질문2 】
실제로 지지자들이 집회도 한다면서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이재명 지사 지지자들은 내일 오전 9시30분 분당경찰서 앞에 집결해 편파, 과잉 수사가 아닌 공정한 수사를 촉구할 예정입니다.
이 지사도 최근 '정치는 정치인에게 맡기고 경찰은 수사만 합시다'라는 글을 SNS에 올려 정치적, 편향적 수사를 우려하며 견제구를 던졌습니다.
또 지난 12일 자택 압수수색이 있었던 날에는 "과도한 압수수색이 이뤄진 것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전형적인 망신주기식 수사"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동안 이 지사는 의혹의 대부분은 자신이 관계없거나 문제 될 것이 없다며 자신감을 보여왔는데요.
그런데 막상 경찰 조사를 앞두고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어떤 부분은 불리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 질문3 】
그렇다면 이 지사가 조사를 받은 이유, 그러니까 핵심적인 혐의는 뭡니까?
【 기자 】
최근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의혹은 김부선 씨와의 여배우 스캔들인데요.
그런데 실제로는 경찰이 이번 조사에서 '친형 강제입원' 혐의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건은 바른미래당에서 지난 6월 방송토론에서 친형 강제입원 의혹을 부인한 혐의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고발한 겁니다.
경찰은 지난 7월 성남 분당보건소 등을 압수수색해 의료기록을 입수했습니다.
또 지난 12일에는 이 지사의 자택과 성남시청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와 상당한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경찰이 이 건에 대해 상당한 증거와 증언을 확보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집중 추궁할 가능성이 큽니다.
【 질문4 】
그렇다면 여배우 스캔들 의혹의 비중은 그만큼 적다는 건가요?
【 기자 】
세간의 관심은 크지만 그만큼 조사가 많이 이뤄지진 않았습니다.
공지영 작가와 방송인 김어준 씨, 주진우 기자를 참고인으로 조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여배우 스캔들의 당사자인 김부선 씨가 경찰에 출석했다가 진술을 거부하는 바람에 조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이재명 지사가 병원을 직접 찾아 특정 부위의 점과 관련해 신체검증까지 받지 않았습니까.
이렇듯 여배우 스캔들 의혹은 이 지사의 진술만으로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엔 이번 조사에선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5 】
이 지사가 경찰 조사를 받는 이유가 이 두 가지 인가요?
【 기자 】
아닙니다. 몇 가지 더 있습니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있을 때 프로축구 성남FC의 구단주였는데요, 기업에게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 원 이상을 지불하도록 한 특가법상 뇌물 혐의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밖에 일간베스트 이른바 일베 가입과 검사사칭 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있고요, 자유한국당이 고발한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 사실 공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 질문6 】
이런 혐의를 입증하려는 경찰과 이를 막으려는 이 지사 측, 창과 방패의 대결이 되겠군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이재명 지사가 유명 로펌인 법무법인 화우에 변호를 맡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화우는 김앤장, 광장 등에 이어 국내 5대 대형 로펌으로 꼽힙니다.
이에 맞서는 경찰도 변호사 자격을 가진 경찰관을 4명이나 투입하는데,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입니다.
【 질문7 】
경찰로서는 아무래도 껄끄러운 면이 있지 않습니까?
【 기자 】
네, 분당경찰서와 이 지사와는 묘한 관계인데요. 이 지사는 지난 3월까지는 성남시장, 6월 중순 이후에 경기도지사로 일하고 있는데요.
경찰로서는 명령 계통은 다르지만 광역단체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워낙 관심이 높고 거물이라, 어떻게 하든 봐주기 수사다, 과잉 수사다, 이런 비판이 나올 수 있는데요.
또 검경수사권 조정을 앞둔 경찰로서는 이번 사건이 본보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 앵커 】
네 그렇군요. 나중에 검찰이 기소하고, 법원이 유무죄를 판단하고, 또 정치적 판단이 뒤따르겠지만, 일단 경찰로서는 눈치 안 보고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는 게 정도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네요.
지금까지 박호근 기자였습니다.
영상취재 : 강두민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