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바(공사장 밥집) 비리' 사건 브로커 유상봉씨(72)가 이재명 경기도지사 부부 사건을 지휘한 허경렬 경기남부경찰청장과 유현철 분당경찰서장을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사건을 대리한 변호인은 "이번 고발이 이 지사와 상관 없다"고 밝혔지만 이 지사와 가까운 사이인데다 이 지사가 친형강제입원 등 혐의와 관련해 검찰에 출석하기 하루 전 고발이 이뤄져 사실상 '이재명의 반격'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백종덕 변호사는 23일 오전 유씨를 대리해 수원지검에 허 청장과 유 서장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 백 변호사는 "고발장에 허 청장은 사건 수사 무마와 함바 식당 수주를 대가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1억4000만원을, 유 서장은 2009년부터 2010년까지 1억2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돼있다"고 밝혔다.
백 변호사는 "유씨로부터 고발 대리를 의뢰하는 편지를 지난 15일 받았고, 다음날 유씨를 만났다"면서 "허 청장 등이 일부 받은 돈을 반환한 내역서가 있고 유씨의 진술 내용이 구체적이어서 이들의 고발을 대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씨는 건설현장의 함바식당 사업을 따내기 위해 2010년 강희락 전 경찰청장을 비롯한 유력인사들에게 관련 청탁과 함께 뒷돈을 건넨 혐의로 2010년 11월 구속기소 된 바 있다.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피고발인 2명이 이 지사 부부 관련 수사 총괄 책임자란 점에서 '이 지사의 반격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허 청장은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을 지휘해 트위터 계정 주인이 이 지사 부인 김혜경씨라는 수사 결과를 내놨고, 유 서장은 이 지사 관련 7개 혐의 고발 사건을 지휘해 친형강제입원 등 3개 혐의에 대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백 변호사는 "이번 고발은 이 지사와는 상관이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백 변호사와 이 지사가 평소 가까운 사이인데다 이전에도 분당서 수사라인을 검찰에 고발하려다 민주당 지도부 만류로 철회한바 있어 이 지사 부부 사건과 무관하지 않은 사건 수임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명외 추가 고발은 없을 것"이라는 백 변호사의 말도 이 같은 관측을 더하고 있다. 백 변호사는 민주당 지역위원장이자 지난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 대변인을 맡는 등 이 지사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유씨로부터 고발을 당한 경찰 간부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고발내용은 사실무근이며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면서 "강력히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허 청장과 유 서장은 지난 2011년 조현오 청장 당시 본청 감사관실에서 '유상봉 함바 게이트'와 관련해 경찰 간부들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가 이뤄질 때 이미 "문제없다"는 검증을 받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들은 경무관 승진 때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실로부터 해당 사안에 대해 수차례 추가 검증을 받아 문제 될 일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
[수원 =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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