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 중요한 회의가 무려 4주째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APEC 정상회담 외엔 대통령이 청와대에 있었음에도 말이지요. 물론, 해외 순방 준비에다 여·야·정 상설협의체 회의 등 이유를 대기도 했지만, 오늘은 딱 그 시간에, 회의 대신 OECD 사무총장을 만났습니다. 이러다 보니 이런저런 소문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지난해와 달라진 게 뭡니까.' 지난달 10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미세먼지 대책을 보고받고, 문재인 대통령이 한 말입니다. 그런가 하면 조현옥 인사수석을 태운 청와대 관용차의 신호 위반과 경호처 공무원의 술집 폭행 사건, 또 김종천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 사건까지 줄줄이 있었으니, 대통령 눈치를 봐야 하는 수석보좌관들도 맘이 편치는 않겠죠.
하지만 이 회의는 시간을 때우는 자리가 아닙니다. 정책안을 내놓고, 짚어보는 자리인데, 작년, 재작년 대책들을 가지고 와 대통령에게 들이밀었을 때 대통령이 호통을 안 치면 그게 이상한 거죠. 만약 여기서 재탕, 삼탕 정책들이 그냥 통과돼 다시 국민 앞에 나온다면, 사실은 그게 더 무서운 겁니다. 오죽, 이 회의가 못 미더웠으면 대통령이 수보회의를 열지 않는 걸까요.
참석자들은 이미 나왔던 정책들을 갖고 들어가 어떻게든 그 시간만 때우려고 하지 말고 일주일에 한 번씩 으레 그냥 하는 회의라고 얕보지 말고, 매시간 국민을 대한다고 생각하고 준비를 해 가야 하지 않을까요.
이제, 내일 G20 정상회의를 위해 출국하면 수석보좌관 회의는 이번 정부 들어 최장기간인 무려 5주 동안 열리지 않게 됩니다. 제대로 된 대책과 정책으로 대통령을 만족시키고, 더 나아가 국민을 만족시킬 수 있는 수석보좌관 회의가 열리길, 지금이라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