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경찰은 강남 마약 판매상 구속이 클럽 버닝썬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마약 관련 의혹이 고구마 줄기처럼 끊임없이 쏟아지면서, 경찰이 사실상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사회부 손기준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 질문 1 】
우선 버닝썬 얘기부터 해보죠.
서울청 광역수사대가 버닝썬과 강남경찰서 경찰관 간에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전직 경찰관 등이 붙잡혔다가 풀려났죠.
왜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를 안 한 건가요?
【 기자 】
앞서 경찰은 전직 경찰관 강 모 씨를 긴급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강 씨는 클럽 버닝썬과 담당 경찰들 간 연결고리를 만든 의혹을 받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검찰은 "돈이 오간 사건인데, 관련자와 뇌물 수수 이유 등에서 조사가 부족하다"며 이를 반려했습니다.
따라서 검찰 지휘를 받는 경찰은 일단 강 씨를 풀어준 상태입니다.
【 질문 2 】
그렇다면, 돈이 오갔다고 하는, 이들을 둘러싼 의혹이 사실이 아닌가요?
【 기자 】
구속영장 신청이 반려됐다고 해서, 이들을 둘러싼 의혹이 해소된 건 아닙니다.
강 씨는 한 화장품 회사의 임원으로 2003년부터 8년 동안 강남경찰서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전직 경찰인데요.
지난해 여름 이 회사는 버닝썬에서 홍보 행사를 열었는데, 이를 앞두고 한 미성년자가 버닝썬에 출입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여기서 경찰은 강 씨가 행사차질을 우려한 버닝썬 측의 요청으로, 현직 경찰관들에게 금품을 건네 사건을 무마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풀려나긴 했지만, 강 씨는 곧 다시 소환돼 경찰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3 】
사실 이번 사건의 시작이 버닝썬 폭력사건 아닙니까?
그런데 그걸 의혹의 한가운데 있는 강남경찰서가 수사한다는 비판도 있었는데, 결국 사건에서 손을 떼게 됐네요?
【 기자 】
그렇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
버닝썬 폭력사건을 광역수사대로 이송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강남경찰서와 버닝썬 사이에 유착관계도 있는데, 버닝썬 사건을 계속 갖고 있다는 것도 어찌 보면 우스운 일이죠.
광수대가 마약뿐 아니라 폭력사건과 성추행 사건 모두를 수사하게 됩니다.
【 질문 4 】
마약에 검은 돈 커넥션, 이런 의혹들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경찰이 사실상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죠?
【 기자 】
네, 내일(25일)부터 3개월 동안 경찰이 클럽 등을 중심으로 마약 범죄 근절을 위한 집중 단속 기간을 선포했습니다.
경찰은 마약 유통과 같은 1차 범죄와 이를 이용한 성범죄, 그리고 범죄를 통해 확보한 불법촬영물을 유포하는 범죄까지 근절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집중단속에는 전국 지방경찰청과 경찰서 마약수사관 1천여 명을 비롯해,
형사·여성청소년 등 수사부서 인력이 대거 투입해 사실상 마약과의 전면전을 치릅니다.
【 질문 5 】
그런데 문제가 된 버닝썬 같은 이런 클럽이 도대체 전국에 몇 군데나 있나요?
【 기자 】
잠깐 영화 한 장면 보시고 가겠습니다.
여러 명의 남녀가 자리한 은밀한 술자리에서, 극 중 주인공이 마약을 투약하는데요.
이번 버닝썬 사건에서도 이처럼 클럽 내 VIP 공간에서 마약을 투약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버닝썬 같은 클럽은 서울 강남·홍대·이태원 일대, 그리고 부산 서면 등 전국적으로 10~20여 개 안팎으로 파악됩니다.
【 질문 6 】
그런데 속칭 '물뽕'으로 불리는 GHB라는 마약은 적발이 어렵다는 말이 있던데, 사실인가요?
【 기자 】
GHB의 정식 명칭은 따로 있지만, 흔히 술에 타먹는 '물뽕'으로 부르는데요.
지난 2008년 국과수가 GHB에 대해 "알코올류에 타서 마시면 효과가 강해 의식불명 상태에 이를 수 있고, 외국에선 성범죄 등으로 악용돼 '데이트 강간' 약물로 불린다"고 적시했습니다.
하지만, '물뽕'은 대마초나 필로폰과 달리 몸에 들어가도 쉽게 사라지는 게 문제입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이덕환 / 서강대학교 화학과 교수
- "(섭취한 뒤) 1시간 정도면 거의 반이나 4분의 1 정도로 줄어들어요. 대부분 간에서 분해가 되고 소변으로 배출되는 양도 거의 없어요. 그래서 사용 여부를 확인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따라서 '물뽕'을 이용한 성범죄가 적발된다면, 최대한 빨리 약물 검사가 이뤄져야 합니다.
【 앵커멘트 】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는데요.
속시원히 의혹이 해소될지 앞으로의 경찰 수사, 관심 갖고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손기준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