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김동욱 진해 해군기지사령부 중사. 그는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고 끝까지 기지를 발휘해 조직원을 검거하고 사기에 당한 한 중년여성의 남편 사망보험금 9000만원 피해를 막아 진해경찰서장 표창을 받았다. [사진 제공 = 해군 진해기지사령부] |
주인공은 해군 진해기지사령부 항만방어전대 소속 김동욱(36) 중사다. 사건은 한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달 8일 김 중사의 휴대폰으로 한통의 '대출상품 권유' 전화가 걸려왔다. 무심코 받은 전화너머로 대출상담사라 소개한 상대방은 "통장 입출금 실적을 높이면 소득으로 인정돼 높은 한도로 대출이 가능하다"며 "고객님의 통장으로 돈을 입금하면 현찰로 인출해 다시 돌려주기만 하면 된다"고 회유했다. 김 중사는 순간 보이스피싱 전화인 것을 알아챘다. 그는 전화를 그냥 끊지 않고 다른 사람들의 피해를 우려해 이들을 경찰에 신고해 잡야겠다고 생각했다. 김 중사는 보이스피싱 상담사에게 "대출이 정말 필요하다. 주말엔 은행 업무가 어려우니 월요일에 다시 통화하자"고 상대가 계속 전화를 하도록 유도했다. 월요일이 되자 보이스피싱 상담사에게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김 중사의 통장사본과 신분증 등 개인정보를 요구했다. 김 중사는 이들을 믿게 하기 위해 자신의 인적사항을 그대로 알려줬다. 다음날 자신의 통장에 입금한 돈 9000만원을 현찰로 찾아 조직원을 직접 만나 건네기로 약속했다.
김 중사는 이후 진해경찰서 지능범죄 수사팀을 방문해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돈을 현찰로 바뀌 약속 장소로 나갔다. 김 중사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실제 만나 돈을 건네는 순간 잠복한 경찰이 달려들어 검거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김 중사에게 보낸 돈은 알고 보니 한 중년여성이 남편을 잃고 탄 사망보험금이었다. 보이스피싱단은 이 여성을 속여 돈을 김 중사에게 보내게 하고 김 중사를 이 돈의 인출책으로 이용하려 한 것이었다. 김 중사는 이날 보이스피싱 조직원 검거 공로로 진해경찰서장 표창과 포상금 30만원을 수여했다. 그는 포상금을 순직한 해군 장병의 자녀들을 위해 해군에서 운용하
김 중사는 "보이스피싱으로 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고통을 겪는다는 소식을 자주 접했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건 군인의 의무다"며 "평소 부대에서 받았던 보이스피싱 사고예방 교육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창원 = 최승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