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금으로 만든 80억원대 '황금박쥐 조형물'을 훔치려 한 일당 3명 중 2명이 붙잡혔다.
전남 함평경찰서는 22일 특수절도 미수 혐의로 A씨(39)와 B씨(30)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이날 오전 5시37분께 광주시의 한 은신처에서 검거했고 B씨는 지난 21일 오후 10시8분께 충남 천안서북서 두정지구대에 자수했다. 현재 도주 중인 C씨(49)를 추적 중이다.
이들은 지난 15일 오전 1시35분께 함평군 함평엑스포공원 내 황금박쥐 생태전시관 정문 앞에 절단기와 해머를 들고 나타나 '황금박쥐 조형물'을 훔치려 한 혐의다.
이들은 당시 절단기로 철제 셔터 잠금장치를 제거하고 셔터 자동개폐기 버튼을 눌렀지만 갑자기 요란한 도난 경보음이 울리자 달아났다.
경찰은 이들이 인터넷 상에 방을 만들어 '돈이 필요한 사람 모여라'는 내용을 올려 만난 뒤 방을 폐쇄했다. 일당들은 3명이 각자 할일을 미리 정했으며 황금박쥐 조형물을 훔치면 금으로 녹여 판매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붙잡힌 2명은 C씨가 주범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C씨를 붙잡아 봐야 정확한 사건 개요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는 검거된 2명이 주요 혐의사실을 C씨에게 떠넘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함평군은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 포유동물 1호이자 천연기념물 제 452호인 황금박쥐가 1999년 2월 대동면 고산봉 지역 일대 동굴에서 서식하는 사실을 확인하고 2007년 홍익대학교에 상징 조형물 제작을 의뢰했다.
조형물은 순금 162kg을 넣고 가로 1.5m, 세로 90㎝, 높이 2.18m크기의 황금박쥐 조형물을 만들
재료로 매입한 순금 시세는 당시 27억원이었으나 지금은 값이 올라 8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평군은 셔터와 방탄유리 등 4중 도난 방지 장치를 설치했고 연간 2200만원짜리 도난보험에 가입했다.
[함평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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