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 백수 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 인항공업전문대학(이하 인하공전) 커뮤니티에 항공운항과 학생들 사이의 군기를 폭로하는 글이 올라왔다. [사진 출처 = 인하공전 커뮤니티]

인천의 한 대학 신입생이 선배들의 갑질을 지적하는 글을 소속 대학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선·후배간 '군기'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지난 25일 인하공업전문대학(이하 인하공전) 커뮤니티에는 서비스학과(※실제는 학부) 1학년이라고 밝힌 신입생이 "과는 밝히면 신상에 문제될까봐 안 밝힙니다. 내부고발 하겠습니다"라며 "서비스학과 군기 막 때리거나 그러진 않지만 정말 심합니다. 도저히 못 참을 것 같아서 오늘 교수님과 면담 후 자퇴 신청했습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 인사 안 받으면 어디 덧납니까?"라고 말한 뒤 "'저희 과 군기 하나도 없어용~ 행복해용~'하는 댓글 다 선배들이 지시 내린 겁니다."고 이같이 밝혔다. 글쓴이는 마지막으로 "서비스학과 2학년 선배들 취업 안되고 백수 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글을 본 다른 학과 학생들이 못 믿겠다는 반응을 보이자 그는 "이렇게 반성은커녕 비꼬기 댓글만 달고 학교폭력 가해자 하고 뭐가 다릅니까?"라고 답한 뒤 본인이 서비스학부에 속한 항공운항과 학생임을 인증했다.
뒤이어 일명 '항운과 X군기'에 대한 또 다른 글이 게시됐다.
게시글에 따르면 학과 내에서는 후배들을 대상으로 SNS 금지, 학교 주변 주점 방문 금지, SNS에 연인 사진 게시 금지 등 자체적으로 규정을 만들었다. 아울러 해당 학과 선배들은 두발자유임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에게 머리를 풀지 못하게 했고, 후배 복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몰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들은 후배들에게 이 같은 규정을 친구와 가족에게도 노출하지 말라고 강제하기도 했다.
게시글을 작성한 학생은 "이거 외에도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면서 "학교 주변 걸어다니는게 무섭고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저희 좀 도와주세요 제발요 초반에 군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친구들 보고 '항공과 탑대학인데 저것도 못 견디나?' 싶었는데 이건 그 문제랑 별개네요 진짜 못살겠어요"라고 호소했다.
이같은 1학년 학생들의 잇따른 폭로에 항공운항과 2학년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학과 관련 비하 글 쓰신 분 각 반 반대표에게 개인톡 하세요. 본인이 했다고 밝힐 시 용서 가능하나 안 했다고 했다가 걸리면 용서 절대 없습니다"라고 커뮤니티에 글을 작성했다. 이들은 또 "우리도 다 해왔어 왜 이번 년도에 이리 XX인지" 등의 댓글을 달기도 했다.
군기 논란에 대해 인하공전 관계자는 29일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해당 게시 글이 다른 학과 학생일수도 있다"며 "학교측에선 선배와 후배들 간에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선후배간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디지털뉴스국 정소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