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집행 막아달라" 훈민정음 상주본 공방…오늘 항소심 판단

1조 원의 가치가 있다고 회자되는 훈민정음 상주본 소장자가 책을 넘겨주지 못하겠다고 낸 소송에 법원이 2차 판단을 내립니다.

대구고법은 오늘(4일) 상주본 소장자인 55살 배익기 씨가 문화재청의 강제집행을 막아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청구이의의 소'에 대해 2심 선고 재판을 엽니다.

상주본의 법적 소유권자인 국가(문화재청)가 지난 2017년 "상주본을 넘겨주지 않으면 반환소송과 함께 문화재 은닉에 관한 범죄로 고발하겠다"고 통보하자 배 씨는 국가를 상대로 '청구이의의 소'를 냈습니다. 배 씨는 "상주본 절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는데도 내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배 씨가 받은 무죄 판결은 절도 혐의의 증거가 없다는 의미이지 공소사실이 없다는 사실이 증명됐다는 것은 아니다"며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배 씨는 이에 불복해 지난해 3월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문화재청은 배 씨 청구가 기각된 뒤 "강제집행 절차를 밟겠다"고 했지만 상주본 소재는 배 씨만 알고 있어 강제집행은 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은 2008년 7월 경북 상주에 사는 고서적 수집판매상인 배 씨가 국보 70호인 해례본 간송본과 같은 판본을 발견했다고 공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상태가 양호하고 간송본에는 없는 표기와 소리 등에 관한 연구자 주석이 있어 학술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지만 배 씨가 소장처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10년째 행방이 묘연합니다.

이에 문화재청은 상주본 재산 가치 추정액 1조 원의 10%인 1천억 원을 주면 국가에 헌납하겠다는 배 씨와 지루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