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故) 장자연 씨를 둘러싼 성접대 강요 사건에 대한 증언을 이어가고 있는 동료 배우 윤지오 씨가 최근 대검찰청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의 조사 과정에서 '과거에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미안하다'는 취지의 사과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윤 씨는 어제(4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최근 진상조사단의 조사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진상조사단에) '이 부분이 중요하고 핵심인데 왜 안 봤냐'고 물었더니, (조사단 관계자가) 미안하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장 씨가 남긴 글 중에) 핵심이 되는 두 줄이 있는데, 조사단이 내게 '그때(과거 경찰·검찰 수사) 왜 얘기 안 했냐'고 묻길래 '질문도 안 하는데 말하면 뭐하냐'고 답했다"며 "그랬더니 (조사단이) 이제야 묻게 돼서 죄송하고 감사드린다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 분들(조사단)이 충격을 받아 거의 몇 분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며 "이런 정황이 있는데도 (과거 수사 자료에) 기록도 없었던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윤 씨의 이 같은 설명은 그가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인터뷰하면서 강조했던 장씨의 글 '두 줄'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윤 씨는 장 씨가 남긴 글 가운데 언론에 한 번도 공개되지 않은 대목 두 줄 있는데, 여기에 장 씨가 성접대를 강요받고 협박받은 정황이 드러났는데도 과거 수사기관이 이를 수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윤 씨는 "언니(장씨)의 글 두 줄에는 고인이 처한 상황, 협박받는 상황과 모든 정황이 한가지로 압축돼 있다"며 "협박이라는 단어가 명시돼 있고, 언니가 아니라 언니의 언니를 협박했다는 내용"이라고 부연했습니다.
다만 윤 씨는 '두 줄'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변호사로부터 내용을 말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들었다"며 말을 아꼈다. 윤 씨는 이 글이 장씨의 필체가 틀림없다고 확신했습니다.
윤 씨는 과거 수사를 받으면서 신변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하자 경찰관으로부터 '키가 170㎝ 이상인 사람은 납치 기록이 없다'는 말을 듣는 등 부당한 처사를 받아왔다고 줄곧 주장해왔지만, 이번 조사단의 활동에는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검사들이 내 입장을 헤아리면서 발언해주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처음 받았다"며 "전에는 내 잘못을 추궁하고 공격하려는 사람들로 인식했다"고 말했습니다.
책을 낸 뒤로는 심리적인 부담감으로 살까지 빠졌다는 윤 씨는 인터뷰 내내 최근 느낀 불안감을 수차례 언급했습니다. 인터뷰 자리에도 경호원 2명과 경찰관 1명이 동행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피해자'로 비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윤 씨는 왼쪽 손목에 착용한 경찰의 스마트 워치를 눈에 띄지 않도록 스카프로
자신을 전면에 드러낸 이후 겪은 소회에 대해 윤 씨는 "하루에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거의 두세 건씩 매일 벌어진다. 악플(악성 댓글)도 그 일부"라며 "내가 감당할 수준을 넘어선 것 같다"고 털어놨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