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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전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현질부터 이혼까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결혼 8년 만에 이혼하고 왔다"며 의정부지방법원으로부터 받은 이혼 확인서 사진을 공개했다. 글쓴이는 한 온라인 게임에 몰두하게 된 것을 이혼의 원인으로 꼽았다. [사진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1일 오전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현질부터 이혼까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결혼 8년 만에 이혼하고 왔다"며 의정부지방법원으로부터 받은 이혼 확인서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법정에서 아내와 합의 이혼했다고 설명했다.
글쓴이는 한 온라인 게임에 고액의 돈을 들인 것을 이혼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사건의 발단은 (올해 1월) '19년 토티'(TOTY) 출시였다"며 "10만원을 현질(현금으로 게임 아이템을 사는 행위)해서 호날두 선수 아이템이 나오고, 조금만 더하면 뭔가 더 나올 것 같다는 느낌에 400만원이 넘는 돈을 반나절 만에 카드 결제했다"고 밝혔다. '19년 토티'는 2018년을 빛낸 최고의 선수(Team of The Year) 아이템을 일컫는다.
글쓴이는 "결국 2월 카드값이 600만원 넘게 청구되자 아내가 명세서를 보고 펑펑 울더라"며 "적금통장으로 상환했지만, 주말에 컴퓨터 앞에만 앉아서 선수 카드를 강화하고 순위 경기하면서 질 때마다 욕설을 퍼붓는 저를 (아내는) 못마땅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글쓴이는 게임을 몰두하다 자녀를 다치게 한 경험도 고백했다. 그는 "3월에 승급전을 하던 중 네 살 딸아이가 옆에서 자꾸 귀찮게 해 손으로 뿌리치게 됐는데 (딸아이가) 넘어지면서 책상 모서리에 얼굴을 부딪쳐 눈 위쪽이 찢어지기도 했다"며 "엉엉 우는 딸아이를 옆에 두고도 게임에만 몰두하던 제게 아내는 물을 뿌렸고, 그날 밤 부부싸움을 크게 했던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
글쓴이 설명에 따르면 최근 폴 포그바 선수 카드를 갖고 싶은 마음에 과도한 현금 결제를 하다 200만원을 날리게 되면서 이혼 논의가 본격화됐다고 한다.
그는 "(합의 이혼한 당일은) 공교롭게도 '토츠'(TOTS) 시즌이 출시된 날이라 법원에서 나온 뒤 아내와 마지막 인사도 안한 채 집에 와서 또 현질을 했다"고 말했다. 토츠는 세계 각국의 프로축구 리그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인 선수(Team of The Season)를 추려 이 게임에서 내놓은 카드 아이템이다.
이같은 내용의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글쓴이의 행동을 나무라고 있다. 뒤늦게 "떠나간 아내와 딸이 너무 보고 싶다"는 글쓴이를 향해 누리꾼들은 "무릎 꿇고 돌아가서 (가족에게) 빌어라", "자식은 뭔 죄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 A씨는 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WHO)의 결정을 환기하며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지정한 이유가 여기 있다"고 말했다.
B씨는 해당 게임의 주요 수익 모델로 거론되는 '아이템 뽑기'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스포츠 게임에서는 유명 운동선수 캐릭터를 뽑으려고 '가챠'(확률형 아이템 뽑기)를 한다고 들었다"며 "가챠를 하는 게임은 도박 가운데서도 최악의 도박
확률형 아이템을 뽑느라 현질에 몰두한 적 있다는 C씨는 "나도 보통은 월정액 1만원 정도만 지르면서(결제하면서) 게임하는데, 어느 날 가챠에 꽂힌 뒤 정신 차려보니 30만원을 썼더라"며 "요즘은 무서워서 게임에 손을 대지 않고 있다"고 고백했다.
[디지털뉴스국 박동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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