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 정자로 낳은 아이…대법원 "그래도 친자녀"

【 앵커멘트 】
혼인 중에 다른 사람의 정자로 낳은 아이, 또 부인이 다른 남자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도 오랫동안 키웠다면 친자녀로 봐야 할까요?
대법원 판단은 '그렇다' 였습니다.
36년 전 판례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이권열 기자입니다.


【 기자 】
「남성 A 씨에게는 두 명의 아이가 있었습니다. 」


「다른 사람의 정자를 사용한 인공수정을 통해 첫째 아이가 태어났고, 부인이 다른 남성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이 남성은 친자식으로 알고 출생신고를 했습니다.」

이 남성은 이혼을 하면서 둘째 아이가 혼외자란 사실을 알고 두 아이를 상대로 친자녀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심 법원은 이 남성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제3자의 정자를 사용한 인공수정이라도 남편이 동의했다면 친자녀라는 논리입니다.

둘째 아이는 혈연 관계가 아니더라도 법적으로 입양과 다름없다고 봐 역시 친자로 봤습니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이 맞다고 봤습니다.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를 남편의 자녀로 본다'는 민법의 원칙이 인공수정 자녀라고해서 예외는 아니라는 겁니다.」

▶ 인터뷰 : 김명수 / 대법원장
- "인공수정 자녀를 둘러싼 가족관계도 이러한 헌법에 기초하여 형성된 것이므로 다른 자녀와 차별을 두어서는 안 됩니다."

혼외 자녀인 둘째 역시 가족관계가 오래 지속됐다는 점에서 친자녀로 봐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대법원은 부부가 동거하지 않은 기간에 태어난 자식만 민법상 '친생자 추정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36년 전 판례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따라서 유전자가 다른 자녀를 상대로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2년 이내에 소송을 하지 않으면 더는 친자관계를 부정할 수 없게 됐습니다.」

MBN 뉴스 이권열입니다.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