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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촌역 꼬마게이트. |
18일 이촌역을 찾은 키 130cm 김 모군(9)은 "다른 지하철역에선 표를 찍고 개찰구를 나가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 역에서만큼은 편리하다"고 말했다. 김군은 "꼬마게이트에선 표가 찍히는지 잘 보인다"며 수줍게 웃어보였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시 내 지하철에서 사용하는 개집표기는 전체 3212개 중 83%가 112cm 높이인 삼발이식 형태다. 교육부 통계상 만 7세 아동의 평균키는 121cm 정도로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저학년 어린이는 개집표기가 머리 높이에 위치해 지하철을 혼자 이용하기가 어렵다. 만 10세가 지나서야 남녀 아동 모두 평균키 140cm를 겨우 넘긴다.
이촌역의 꼬마게이트는 2010년 국립중앙박물관과 협업해 '어린이가 행복한 이촌역'이란 테마로 제작됐다. 이촌역에서 근무하던 퇴직 역무원이 어린이 승객들이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고 손수 제작했다. 이촌역 관계자는 "아이들이 키가 작아서 게이트에 손이 닿기 어려운데, 꼬마게이트는 매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어린이 만족감이 높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꼬마게이트는 서울 내에서 이촌역에만 존재한다. 서울교통공사 차원에서 진행된 사업이 아닌 이촌역 내부에서 자체 제작한 사안이다보니 별도 사업 확대 계획은 없는 실태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아직까지 공사 차원에서 꼬마게이트를 추가로 제작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꼬마게이트가 없는 다른 지하철역에선 어린이 승객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키가 110cm 남짓인 이 모양(7)은 교통카드를 찍기 위해선 자연스레 발뒤꿈치를 들어야만 했다. 카드를 개집표기에 찍어도 제대로 찍혔는지, 통과해도 되는지 알기 어려웠다. "지나가자"는 부모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이양은 개집표기의 바를 힘껏 밀었다. 이양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으면 카드를 찍고 지하철을 이용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어린이 승객이 많은 잠실역은 그나마 신형 슬림 게이트(92cm)가 설치돼 상황이 낫다. 하지만 여전히 승차 처리가 됐는지 확인하긴 어려웠다.
전문가들은 어린이들도 성인과 마찬가지로 지하철 요금을 내고 이용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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