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 등을 놓고 대학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국인 학생들과 중국인 유학생들의 갈등이 물리적 마찰까지 나타나는 등 심화돼 경찰 수사로 이어지고 있다.
20일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명지대의 한국인 학생과 중국인 학생 사이에 발생한 폭행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명지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9일 오후 8시께 명지대 인문캠퍼스 학생회관 건물 내에서 대자보 훼손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다가 몸싸움을 했다고 한다. 이를 목격한 교내 경비직원이 경찰에 신고를 했고, 이들은 임의 동행 형식으로 경찰에 출석해 1차로 조사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적인 조사를 조속히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혐의나 사건 경위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기에 말해줄 수 없다"고 전했다.
이날 서울 관악경찰서도 서울대에서 발생한 '레넌 벽' 훼손 사건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은 이날 오전 11시 관악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물손괴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레넌 벽에 붙여뒀던 두꺼운 종이재질의 손피켓이 찢어진 점 등을 통해 누군가 의도적으로 (레넌 벽을) 훼손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대학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홍보물 훼손시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고소장을 제출한다"고 설명했다. 학생모임은 "대자보 훼손의 범인이 혹여 중국인 유학생으로 밝혀진다면 반성문 작성을 조건으로 즉각 고소를 취하
레넌 벽은 자유를 상징하는 상징물로 80년대 공산주의에 반발하던 체코 청년들이 비틀즈 멤버 존 레넌의 가사를 벽에 낙서하던 것에서 유래됐다.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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