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에 사는 A(61)씨는 올해 8월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A씨에 따르면 양산 웅상읍에 아버지 명의로 된 땅 80여평이 있는데 당시 '이 땅 주인은 내 아버지'라고 주장한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 상속 절차를 밟았습니다.
A씨도 2008년까지 아버지에게 땅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아버지가 땅과 관련해 별다른 언질 없이 숨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연유로 인해 이 땅은 1990년 A씨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30년 가까이 A씨에게 상속되지 못한 채 방치된 상태였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어느덧 A씨는 장성한 아들을 두게 됐습니다.
아들은 2007년 서울에서 학교에 다니게 돼 살 곳을 물색하던 중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임대하는 곳에 방을 구하게 됐습니다.
원래 이곳은 월세 10만원이었는데 LH 측에서는 A씨 아들에게 15만원을 내라고 요구했습니다.
사정을 알아보니 LH에서 A씨 아버지 소유의 땅을 찾아내 자산이 어느 정도 있는 집안이라 판단하고 월세를 올린 것이었습니다.
이 땅은 대부분 산지로 국도가 들어선 것 외에는 아직 개발이 안 된 상태였습니다.
시가로 치면 10억원가량 돼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을 사업에 탕진한 A씨에게는 뜻밖의 선물이나 마찬가지였다.
땅을 본인 명의로 바꾸려 했으나 가정사로 인해 A씨와 사이가 좋지 않은 누나가 반대하는 바람에 차일피일 상속등기를 미루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땅 주인을 자처한 사람이 나타나 아버지 땅을 가져가니 A씨로서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알고 보니 땅을 가져간 사람의 아버지는 A씨 아버지와 동명이인이었습니다.
A씨 아버지의 동명이인은 과거 부산 동구 초량동에서 살았습니다.
동명이인의 후손은 이 사실을 이용해 '내 아버지가 옛날 초량에 거주하며 농사를 지었는데 그곳이 바로 웅상읍 땅'이라고 주장한 것입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A씨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신청을 통해 토지를 함부로 매각하지 못하게 막았습니다.
또 민사소송을 통해 땅 소유권을 되찾는 한편 경찰에도 고소할 계획입니다.
A씨는 오늘(7일) "땅을 가져간 사람은 해당 부지를 양산시에 매각하려고 내놨다고 하는데 앉아서 부친 땅을 빼앗기게 되었으니 황당하기 그지없다"며 "어릴 적 삼촌이 그곳에서 농사까지 지은 기억이 생생하다. 법적 절차를 통해 억울함을 해소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