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에 오징어가 사라지면서 전국 마른오징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포항 구룡포에 불황의 한파가 몰아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내년 봄에는 마른오징어 생산업체의 연쇄 부도마저 우려되고 있습니다.
심우영 기자입니다.
【 기자 】
동해안 대표 오징어 조업기지인 포항 구룡포 항입니다.
어찌 된 일인지, 오징어잡이 어선들이 포구에 줄줄이 정박해 있습니다.
오징어 성어기지만 오징어 씨가 마르면서 출항을 포기했습니다.
▶ 인터뷰 : 김인섭 / 오징어 어선 선장
- "보통 750~800만 원정도 경비가 드니까 섣불리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과거에 12~13억 하는 배를 7~8억에 내놔도 사가는 사람이 없습니다."
마른오징어 생산업체를 찾아가봤습니다.
마당과 옥상 건조대에 오징어가 한 마리도 없고, 오징어 배를 가르는 작업장도 텅 비었습니다.
▶ 스탠딩 : 심우영 / 기자
- "11월부터 구룡포에서 오징어를 사서 이곳에서 건조 작업을 하는데요, 올해는 오징어가 잡히지 않으면서 지금까지 한 축도 생산하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금수연 / 구룡포 오징어건조협동조합 사무국장
- "참담합니다. 20년 동안 이렇게 오징어가 한 마리도 안 잡힌 적이 없었는데, 지금 3개월째 이러고 있으니까 먹고살기가 굉장히 어렵고…."
구룡포 수산시장 역시 단 한 곳에서만 오징어를 팔고 있었는데, 이마저도 5마리가 전부.
산 오징어 시세도 치솟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황보관헌 / 구룡포 수협 중매인
- "작년에는 20마리, 3~4박스 같은 경우에는 5만 중반 대였는데 지금은 8만 원 후반 대합니다."
900척의 대규모 중국 어선들이 북쪽 동해에서 오징어를 싹쓸이한 게 원인이지만, 뚜렷한 해결책도 없습니다.
전국 마른오징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구룡포, 오징어가 사라지면서 어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 simwy2@mbn.co.kr ]
영상취재 : 백재민 기자
정재경 VJ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