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위커넥트`는 여성 경력직과 스타트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지난 2018년 9월 베타버전을 출시했고, 올해엔 플랫폼의 정식 버전이 나왔다. 이제껏 103명의 여성이 위커넥트를 통해 일자리를 찾았다. [사진 제공 = 위커넥트 김미진 대표] |
KB경영연구소의 '2018 한국의 워킹맘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같은 이유로 퇴사한 후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하는 워킹맘은 약 20%에 머무른 반면, 3년 이상 경력단절이 발생하는 비중은 50%를 넘었다.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데 가장 큰 애로사항은 '자녀 육아와 직장생활 병행에 대한 어려움'(44.1%)이었다.
'위커넥트'는 이른바 경단녀(경력단절 여성)를 비롯한 여성 경력자와 스타트업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지난 2018년 베타 버전으로 시작해 올해 정식 플랫폼을 출시한 위커넥트 김미진 대표는 충분한 역량을 가진 경력단절 여성들이 재취업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 '시간이 맞지 않아서'라며 기업의 유연근무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육아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이 아이의 등·하원이라도 시킬 수 있도록 근무 시간을 조정하면 '경력 단절'은 생기지 않을 거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위커넥트는 크게 두 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채용 시스템이 잘 잡혀 있지 않은 스타트업에 제공하는 채용 컨설팅 서비스와 경력단절 여성 구직자들을 위한 커리어 관리·채용 서비스가 있다"고 설명했다.
![]() |
↑ `위커넥트` 김미진 대표. [사진 제공 = 위커넥트 김미진 대표] |
김 대표는 여성은 남성과 달리 생애 주기에 따라 커리어의 변곡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결혼, 육아까지 하는 여성인 경우 커리어 변화가 더 많다고 봤다.
"변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다양한 근무 형태가 필요해요. 아이를 임신했을 때, 출산했을 때,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등 변곡점이 많은데 대부분 채용 형태는 정규직이나 계약직 딱 두 종류로만 구분되는 게 문젭니다. 선택지가 너무 적어요."
이런 필요성에 따라 위커넥트 채용 프로그램은 일반 채용, 프로젝트 채용, Volunteer 채용 세 가지 선택지를 제공한다. 개인 상황이 변해도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채용 신청을 하면 리크루터가 1차 전화 인터뷰인 '커넥트 콜'을 건다. 지원자와 직접 대화를 나누며 이력서를 통해서는 알기 어려운 지원자들의 태도와 성향 등을 파악한다. 다음엔 업무 능력을 확인하기 위한 2차 전화 인터뷰를 진행한다. 평가를 마친 후엔 리크루터가 지원자에 대한 코멘트를 작성해 평가 결과와 함께 채용사에 전달한다.
"코멘트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우선 채용사 입장에선 최적의 사원을 뽑을 수 있는 데이터가 됩니다. 무조건 많은 지원자를 만나기보다 필요한 사람 일부를 만나는 게 나으니까요. 두 번째는 많은 여성 후보자들이 자신의 장점을 자랑하기보다 부족한 점에 관해서만 이야기하기 때문인데요. 리크루터가 인터뷰를 통해 지원자들의 강점을 직접 뽑아내서 회사에 전달하는 역할도 하고 있죠."
김 대표는 이미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혼자 취업의 문을 두드리기 어렵다는 걸 알고 취업에 필요한 여러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커리어 관리'를 만들었다. 덕분에 서울에서 진행되는 대부분의 취업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어려운 지방 구직자들도 이용할 수 있다.
'커리어 관리'는 다섯 단계로 이뤄져 있다. 커리어 진단, 이력서 작성, 퍼스널 브랜딩, 네트워킹, 일하며 성장하기 순이다. 일별로 프로그램을 나눠 수행할 수 있도록 돼 있다.
◆ 취업 이후에도 계속되는 '프로' 관리
위커넥트는 지원자가 취업한 후에도 계속해서 회사 밖 동료 역할을 하며 도움을 준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3개월 사후관리' 티타임 서비스다.
"3개월 동안 매달 한 번씩 전화하거나 직접 파트너(위커넥트를 통해 취업한 여성)를 만납니다. 일은 어떤지, 도와줄 건 없는지 물어보죠. 이 과정에서 파트너와 친밀감도 쌓고, 상담 결과를 리포트로 작성해서 회사에 보냅니다. '이런 어려움을 겪고 계신데 같이 고민해주세요'라는 식으로 중재자 역할을 하는 거죠"
채용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회사도 '사후 관리'에 만족한다. 회사가 챙기지 못했던 직원들의 생각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피드백이 회사 내부의 조직문화 개선에 도움이 됐다는 후기도 있다.
이 외에 파트너 중 많은 수가 속한 직군에 맞춰 현직자 강의를 열고, 외부 세미나에 참석하는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오픈 클래스', '파트너 데이'도 마련했다.
![]() |
↑ 루트임팩트의 `임팩트커리어W`에 리쿠르팅 파트너로 참여하는 위커넥트 김미진 대표의 설명회 사진. [사진 제공 = 위커넥트 김미진 대표] |
이달 소셜벤처 관련 스타트업에 취업하게 된 A 씨는 이번이 세 번째 취업 시도였다. 국내 호텔 재무 부서에서 오랜 기간 일하다가 미국에 나가 살며 경력이 단절됐다. 귀국 후 재취업을 하려고 했지만, 여러 번 최종단계에서 떨어지자 자신감을 잃었다.
김 대표는 A 씨가 취업이 확정된 후 "저희와 함께 입사를 준비하며 회사에 관해 공부하고, 업계에 대한 이해가 생겨 붙은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시행착오를 겪고 학습을 하면서 배우는 게 많죠. 면접에서 떨어질 수도 있고, 합격이 안 될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워 다음에 적용하느냐가 제일 중요합니다."
현재(19일 기준) 위커넥트를 통해 일자리를 구한 사람은 누적 103명, 가입자는 1700명에 달한다. 가입자의 나이는 30대가 약 45%로 가장 많다. 과장·대리급으로 '일을 가장 잘한다'고 느껴지는 나이다.
김 대표는 회사들이 앞으로 어떻게 인재를 모을까 하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높은 연봉이나 단순 복지는 예전만큼 큰 매력으로 다가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일하는 환경을 선택할 권한'을 핵심으로 꼽았다.
"근무환경이 계속 변하고 있잖아요. 지금은 자율적으로 일하는 방식(시간과 장소)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그렇게 했을 때 시간 관리를 잘하면서 효율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회사에 남으면 훨씬 생산적인 조직문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김 대표는 80년대에 태어난 이른바 '밀레니얼 맘'들에게
"고민 없이 일단 질러보세요! 많은 '밀레니얼 맘'이 채용의 벽에 부딪히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계속 도전하다 보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근무 방식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디지털뉴스국 장수현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