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활판인쇄의 전통을 잇는 곳, 파주의 활판공방을 다녀왔습니다. 이미 70년대 후반부터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 활자인쇄를 되살리고자 이제는 일흔을 바라보는 옛 기술자들이 뜻을 모아 세운 곳입니다. 옛날 방식 그대로 납을 녹여 필요한 활자들을 만들고 일일이 집자 하여 구식 활판 인쇄기로 한 장 한 장 찍어내 세상에 한 권뿐인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활판공방의 편집주간인 박건환 씨는 이렇게 찍어낸 책들은 그 수명이 천 년 이상 갈 수 있다며 서양의 다른 나라들은 중요한 국가기록물은 아직도 이러한 방법으로 찍어내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현재 시집 위주로 출간하고 있지만, 앞으로 동화나 단편소설도 작업을 계획 중이라고 하니 자신의 작품을 뜻깊게 남기고 싶어하는 많은 작가에게 희소식이 될 듯합니다. 한번 출간에 1,000쇄 정도만 찍어내고 책마다 고유번호와 작가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책, 한 번쯤 소장해 보는 것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