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콜로라도 덴버) 김재호 특파원] “괜찮다”던 류현진이 처음으로 고개를 저었다. 류현진에게 의미 있는 첫 등판 연기였다.
류현진은 3일(한국시간) 예정됐던 콜로라도와의 원정 경기 선발 등판을 취소했다. 저번 등판 때 타구를 맞은 왼쪽 발이 완전히 아물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이 과정에서 약간의 혼선이 있었지만, 결국 류현진은 휴식을 취했다. 4일 LA에서 불펜 피칭을 한 뒤 몸 상태를 다시 점검할 예정이다.
류현진은 LA다저스의 ‘마당쇠’였다. 지금까지 11번의 선발 등판을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던졌다.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에서 개막 이후 한 차례도 등판을 거르지 않은 선수는 클레이튼 커쇼와 류현진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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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처음으로 고개를 저었다. 매팅리는 경기 전날까지 류현진의 등판을 원했다. 2일 경기 역전패의 여파가 컸다. 위닝시리즈를 장담할 수 없게 되자 이전처럼 류현진이 등판해 해결해주기를 원했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매팅리 감독도 제자의 뜻을 존중했다. 3일 경기를 앞두고 “몸 상태가 안 좋으면 안 나가는 게 맞다. 괜히 무리하다 다치면 더 오래 쉴 수도 있다”며 류현진의 선택을 현명하다고 칭찬했다.
매팅리는 지난 4월 30일 정반대의 일을 경험했다. 노장 좌완 테드 릴리가 몸 상태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없이 무리하게 등판했다가 3이닝 5피안타 5실점으로 무너진 뒤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당시 매팅리는 “경기 전까지만 해도 부상에 대해 들은 바 없었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후 릴리는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무리한 등판이 부른 결
류현진은 다른 선택을 했다. 이날 경기에서 등판, 승리를 이끌었다면 영웅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영웅이 되기보다 안정을 택했다. 아직 이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최악은 피한 것은 확실하다. 다저스와 장기 계약을 맺은 그가 ‘롱런의 지혜’를 터득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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