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지난 9일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이 대만에서 열린 2013 윌리엄존스컵에서 4연승 행진을 달리며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오는 8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2013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전초전에서 승전보를 울리며 순항하고 있다. 침체된 남자농구의 희망가를 쓴 희소식이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기적의 금메달 수확 이후 또 한 번의 아시아 정상을 위한 힘겨운 도전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이날 같은 시간, 왕년의 농구스타가 경찰서 문을 들어가고 있었다. 공교롭게 11년 전 만리장성 중국을 무너뜨린 현주엽(은퇴)이 사건의 주인공이었다.
지난 3월19일 공식 은퇴식에서 결국 눈물을 흘리고 있는 서장훈. 사진=MK스포츠 DB |
남자농구의 위기론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프로농구의 인기는 시들해졌고, 국제무대 성적도 좋지 않았다. 1997년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세계 무대를 밟은 것은 1998년 그리스 세계선수권에 참가한 것이 마지막이다. 최근에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농구계 안팎에서는 남자농구 위기론을 떠들고 있지만, 달라진 것이 없다. 대표팀에 대한 지원도 협회와 연맹 차원의 노력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농구계는 지난 시즌부터 잇따른 농구스타의 몰락이 충격을 안기고 있다. 그나마 농구팬들의 기억 속에 자리잡고 있던 농구스타들마저 실망감을 던지며 ‘추억팔이’조차 힘들게 됐다.
한국 남자농구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불렸던 ‘레전드’ 강동희 전 동부 감독은 승부조작 혐의로 기소됐고, ‘천재슈터’로 미국프로농구(NBA)에 도전했던 방성윤(은퇴)은 지인의 동업자를 상습 폭행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고소돼 지난달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충격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한때 ‘농구천재’로 불렸던 정상헌(은퇴)은 아내의 쌍둥이 언니를 목 졸라 살해 후 암매장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긴급 체포돼 끔찍한 충격을 줬다.
최근에는 불안한 마음마저 생겼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에 농구선수의 이름이 오르면 ‘또 누가 무슨 사고를 쳤나’하는 생각부터 든다. 심각성이 도가 넘었다. ‘스타’라는 칭송을 받으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은퇴한 선수들조차 농구 발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의 한 농구인은 “언제부터 농구판이 범죄판이 됐는지 모르겠다. 다 같이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라고 한탄했다.
최근에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화려한 농구인생을 접고 은퇴한 ‘국보센터’ 서장훈이 ‘런닝맨’과 ‘무한도전’ 등에 출연하며 ‘예능 공룡’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야말로 고군분투다. 서장훈은 현역 선수 시절에도 예능 출연을 극도로 자제했던 인물이다. 은퇴 후 예능 프로그램에 나서고 있는 것은 ‘서장훈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외침이자, 농구스타의 존재감을 알리는 후배들을 위한 자극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잇따른 농구스타들의 추락 소식은 서장훈의 몸 개그마저 씁쓸한 남자농구의 현주소를 대변하는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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