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동아시안컵이 끝난 뒤 홍명보 감독은 ‘명암’을 확실하게 봤다고 했다. 어두운 면을 드러낸 선수들은 28일 막 내린 동아시안컵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 밝은 면을 보여준 선수들은 조만간 새로운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오는 8월14일 페루와의 평가전이 또 다른 시험대다. 다음 단계로의 진출이다.
홍명보호의 첫 출항이 아쉬움 속에 마감됐다. 28일 서울 올림픽 주경기장(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동아시안컵 최종전에서 1-2로 패한 한국은 3경기 2무1패라는 성적으로 3위에 그치면서 국내에서 열린 국제대회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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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이라는 1단계가 끝났다. 더 험난하고 수준 높은 단계들이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8월14일 페루전의 ‘홍心’이 진짜 궁금해진다. 사진= MK스포츠 DB |
호주와의 1차전과 전혀 다른 멤버가 나왔던 중국과의 2차전은,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깬 파격적인 구성이었다. 스타팅 11명 중 정성룡과 윤일록을 제외한 9명이 바뀌었다. 그나마 윤일록도 포지션을 달리(측면공격수→중앙 공격형MF)해서 나섰으니 아예 다른 팀을 출전시켰다고 해도 무방하다. 결과적으로 23명의 엔트리 중 골키퍼 이범영을 제외한 22명을 가동시켰다. 확실한 테스트였다.
마지막 한일전이 호주전과 동일한 구성이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홍명보 감독의 의중이 담긴 베스트 멤버 아니냐는 해석이 많았다. 그러나 홍 감독은 “애초부터 베스트를 구성하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열흘 동안 3경기를 치르는 것은 선수들에게 득 될 것이 없다. 지금 한창 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선수들이다”는 말로 체력을 안배한 의도였다는 뜻을 전했다. 확대 해석에 대해 선을 그은 것이다.
여기서 홍명보 감독의 발언이 참이냐 거짓이냐를 구분하려는 노력은 비생산적인 일이다. 지금 확실한 것은, 장수가 소집한 휘하 병사들을 모두 점검했다는 것이다. 그 장수는 점검한 이들에 대한 판단도 내렸다고 했다. ‘명암을 보았다’는 꽤나 냉정한 발언이다.
이 냉정한 발언과 함께 이제 ‘다음 걸음’에 관심이 모인다. 아쉽지만 동아시안컵은 끝났고 멀지 않은 시간 뒤에 홍명보호는 다시 출항한다. 오는 8월14일 페루와의 평가전으로 초점을 옮겨야한다.
홍명보 감독은 한일전 이후 향후 스케줄을 설명하면서 “유럽파들이 시즌을 막 시작한 때라 8월 평가전은 가급적 국내파 위주로 꾸려야할 것 같다”는 뜻을 전했다. 흥미로운 조건이다. 선발할 선수 면면부터 관심사다. ‘명암’을 구분해 ‘판단’을 마친 뒤 나오는 명단은 어느 정도 ‘선별’된 인원으로 볼 수 있는 까닭이다.
홍 감독은 지난 7월11일 동아시안컵 명단을 발표하며 “지금 당장보다는 1년 뒤 경쟁력을 염두하고 선수들을 지켜볼 것이다”면서 “어떤 선수들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는 몇 번 더 기회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이제 대회는 끝났다. 8월14일 페루와의 평가전이 첫 번째 갈림길이다.
물론 8월에 ‘다시’ 찬스를 잡은 선수들이라고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대표팀의 중심 전력임을 부인할 수 없는 유럽파와의 비교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은 “오는 9월과 10월(의 A매치 기간)에는 일주일가량의 시간이 주어지기에 유럽파를 부를 수 있다”는 의중을 밝혔다.
대충 윤곽이 나온다. 7월 동아시안컵을 통해 국내파의 1차 테스트를 거친 뒤 8월 페루전을 통
이제 1단계가 끝난 셈이다. 막 도입부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참이다. 8월14일 페루전의 ‘홍心’이 진짜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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