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다 이기고 인정받겠다. 당연히 내 밑엔 김종규가 있을 것이다.”
2013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전주 KCC 유니폼을 입은 가드 김민구(경희대)가 선전 포고를 했다. 프로 선배들과 동시에 전체 창원 LG에 지명되며 1순위의 영예를 얻은 대학 동기 포워드 김종규(경희대)를 향한 돌직구였다.
김종규와 김민구는 3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 2순위로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경희대 시절 대학리그를 평정하며 각 포지션에서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둘은 지난 8월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맹활약하며 한국이 16년 만에 세계 무대를 밟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 대학을 넘어 프로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기량을 입증했다.
2013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전체 1, 2순위 영예를 차지한 김종규와 김민구(이상 경희대)가 나란히 앉아 관전하고 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김종규는 “나를 원하는 팀에 가고 싶었는데, 그런 팀에 가게 돼 기쁘다. 당장 프로에서 잘하기보다 팀에 먼저 녹아들겠다”면서도 “KBL을 뒤집어 놓겠다”고 강렬한 포부를 밝혔다.
이어 김종규는 “일단 목표는 (오)세근이 형을 넘어서는 것이다. 나도 우승과 MVP를 모두 차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1순위 의미는 상징적일 뿐이다. 민구도 자신에게 맞는 팀에 간 것이다. 민구와의 싸움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김민구는 조금 더 솔직하고 독했다. 김민구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1순위를 하지 못해 아쉬운 것이다. 2순위로 프로에 들어가지만 신인상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취재진이 “김종규는 우승이 목표라고 하더라”고 전하자, 김민구는 “우승은 내가 먼저 할 듯”이라고 받아쳤다.
또 김민구는 “허재 감독님은 나의 롤모델이지만, 제1의 김민구가 되고 싶다. 그러면 누구나 인정하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당차게 말한 뒤 “난 한 가지만 잘하는 것이 싫다. 초등학교 때부터 여러 가지 포지션을 소화하려고 노력했다. 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성장 가능성을 열었다.
이어 김민구는 “(김)선형이 형하고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다. 좋아하는 형이지만 당연히 맞붙어야 한다. 내가 이겨야 흥행이 되는 것 아닌가”라며 “누구
그러나 둘은 독한 입담 뒤에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김종규는 “1순위로 민구가 되면 꽃다발을 주려고 준비하고 있었다”고 했고, 김민구도 “1, 2순위가 누가 되든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서로의 프로행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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