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기윤 기자]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세계랭킹 23위)이 이란(세계랭킹 12위)의 벽을 넘지 못하고 제17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 첫 패배를 당했다.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함단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대회 16강 조별리그 K조 2차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1-3(19-25 16-25 25-22 23-25)으로 졌다.
개막 후 무패 행진(3연승)을 이어오던 한국은 이날 이란에 덜미를 잡히며 대회 첫 패배를 맛봤다.
'연패 사슬'을 끊지 못했다. 한국은 이란전 6연패를 당했다. 2008년 이후 5년 동안 승리가 없다. 이란과의 상대전적은 12승7패가 됐다.
한국(2승1패·승점 6)은 이란(3승·승점 9)에 이어 조 2위를 차지하며 8강에 올랐다. 8강 상대는 같은 날 열리는 대진 추첨식에서 결정된다.
![]() |
하경민(KEPCO·가운데)이 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함단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제17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 16강 조별리그 K조 2차전 이란과의 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대한배구협회 제공 |
이란의 강서브에 리시브가 흔들린 한국은 연속으로 4점을 내주며 주춤했다. 이후 득점 찬스에서 범실까지 남발한 한국은 19-25로 1세트를 빼앗겼다.
한국은 이란의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에 이은 타점 높은 공격에 좀처럼 대응책을 찾지 못했다.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2세트도 16-25로 내줬다.
이란전 설욕 의지를 불태웠던 한국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뒤늦게 몸이 풀린 선수들은 반격에 나섰다.
3세트 7-8로 뒤져있던 한국은 박상하(상무)의 속공과 송명근(러시앤캐시)의 서브에이스로 역전에 성공했다. 코트 위엔 다시 긴장감이 맴돌았고 시소게임이 진행된 끝에 곽승석(대한항공)의 2연속 득점에 힘입은 한국이 25-22로 한 세트를 만회했다.
당황한 이란은 4세트 들어 범실이 크게 늘었다. 특히 서브가 흔들렸다. 리시브가 안정적으로 이뤄진 한국은 공격 루트가 다양해지며 신을 냈다.
문제는 체력이었다. 이미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선수들은 강적 이란을 상대하며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결국 급격히 발이 무거워졌고 23-23 동점 상황에서 2점을 내주며 패배의 고배를 마셨다.
경기는 뒤집진 못했지만 송명근(13점)과 박상하(10점)가 부상 투혼을 펼치며 분전했다.
박 감독은 "이미 8강이 결정된 만큼 결과가 그렇게 중요하진 않다"며 "앞으로 있을 토너먼트를 대비해 후보 선수들도 기용해 봤는데 모두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줬
박상하는 "아쉬운 경기다. 후반에 분위기가 살아났고 우리 쪽 블로킹만 더 잘 됐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며 "남은 경기에서 우리 센터들이 더 잘해준다면 분명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coolki@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