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원익 기자] 최강 마무리 투수 오승환(31)이 단단히 마음을 먹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에만 모든 것을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초미의 관심사인 MLB 진출과 관련된 문제도 그 다음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삼성은 지난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서 3-2로 승리, 2패 후 1승으로 반격의 전기를 마련했다. 오승환은 9회에 등판해 1이닝 동안 두산 타자들을 깔끔하게 틀어막아 1점차 리드를 지키고 세이브를 올렸다. 지난 25일 2차전 53구 4이닝 6K 역투에도 1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아쉬움을 완벽하게 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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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이 해외진출보다 우선 한국시리즈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사진=김영구 기자 |
오승환은 9회 임재철부터 11회 오재원까지 6타자에게 연소삼진을 솎아내며 위력을 만천하에 과시했다. 2010년 10월 15일 삼성전에서 김광현(SK)이 세운 한국시리즈 최다 연속 타자 탈삼진 타이 기록. 왜 오승환을 메이저리그에서 주목하고 있는지를 보여준 역투. 연장 13회 오재일에게 맞은 홈런 당시 54구도 실투이기는 했지만 151km까지 나왔다. 체력적인 문제도 부각될 메이저리그에 적응할 수 있는 스태미너까지 입증한, 그야말로 제대로 된 ‘쇼케이스’였다.
하지만 ‘돌부처’는 덤덤했다. 27일 경기 종료 후 오승환은 ‘해외진출 이전 마지막 한국시리즈가 될 수도 있기에 더 집중하고 있는 면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집중하고 싶다’는 확실한 의사를 밝혔다.
오승환은 “가만히 있는데 요즘 저를 자꾸 어디에 보내시더라”는 농담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1년 내내 열심히 땀흘려 운동을 했던 선수들 모두가 고생을 하고 있는데 내년 어떤 곳에서 뛴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지금은 한국시리즈에만 집중하고 싶다”며 “지금 한국시리즈를 하고 있고 나는 여기서 뛰고 있다”며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어 오승환은 “시즌이 끝난 이후에 그 문제는 답이 나오리라 생각한다”며 해외진출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 시리즈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거취문제를 모색해보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하지만 지나친 긴장이나 부담을 가진 등판은 오히려 독이라는 생각이었다. 오승환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더 집중하는 건 없다. 한국시리즈는 누구나 집중을 하리라 생각한다”며 “홈런을 맞았다고 해서 더 집중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들어가서 오버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2차전 홈런 허용 이후 3차전 등판 상황을 빗대어 평정심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럼에도 오승환의 한국시리즈 각오는 충분히 대단했다. 2차전 53구가 넘는 투구수를 기록하고 불과 하루를 쉬고 다시 등판한 3차전이었다. 하지만 오승환은 휴식일 없이 이어지는 28일 4차전에서도 다시 ‘50구’도 던질 수 있다는 각오였다. 오승환은 “2차전 이후에 오늘 등판에 대해서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상태를 많이 여쭤보셨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고 무조건 나간다고 생각했다. 안 쉰것도 아니고
이래저래 당분간 마지막 한국시리즈가 될 수도 있는 이번 일전에 최강 마무리 오승환이 전력을 다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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