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전 세계 최고(最古)의 대회로 꼽히는 FA컵이 본격적인 막을 올린다. 1부리그인 프리미어리그 20개 팀이 참여하는 3라운드(64강)가 4일(이하 한국시간)부터 펼쳐진다.
우승팀에게는 2014-1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출전권이 주어진다. 6번 연속 이기면 ‘승자’가 된다. 그러나 토너먼트 특성상 한번만 지면 바로 탈락이다. 매 경기가 중대한 한판이다. 매번 살얼음판의 승부가 벌어지며 각 팀으로선 운명을 건다.
팀만이 아니다. 선수도 마찬가지다. 특히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에겐 더없이 중요하다. 기성용(선덜랜드)을 제외하곤 팀 내 입지가 불안하거나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환경에 놓여있다. 때문에 FA컵 3라운드가 중요한데, 김보경(카디프 시티)-지동원(선덜랜드)-박주영(아스날) 등 이들의 앞날을 가늠할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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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보경은 말키 맥케이 감독 경질 후 치른 2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솔샤르 신임 감독은 김보경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사진=MK스포츠 DB |
가장 관심을 모으는 건 김보경이다. 새로운 감독과 한배를 탔다. 말키 맥케이 감독을 경질한 카디프 시티는 지난 2일 올레 군 솔샤르 감독을 공식 선임했다. FA컵 3라운드는 솔샤르호의 첫 경기다.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뉴캐슬과 원정경기를 갖는다. 이 경기를 통해 김보경이 솔샤르 감독의 구상에 포함될지 여부가 관건이다.
일단 긍정적이긴 하다. 감독 교체의 내홍 속에 치른 선덜랜드전과 아스날전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경기력도 괜찮았다는 평이 잇따랐다. 솔샤르 감독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아스날전에서 인상적이었던 선수로 조던 머치, 프레이저 캠벨, 크레이그 눈과 함께 김보경을 언급했다.
그래도 보다 화실한 눈도장을 찍을 필요가 있다. 김보경이 솔샤르 감독에게 첫 승을 안긴다면 보다 더 강력한 눈도장이 될 터다.
▲선발 출격 지동원, 기회는 한 번 더?
지동원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팀을 찾고 있다. 도르트문트(독일) 이적설이 돌고 있지만 확정된 건 아니다. 아직 그의 소속은 선덜랜드다. 떠나든 남든, 상품 가치를 키우기 위해선 활약 여부가 꽤 중요하다.
지동원은 지난 2일 아스톤 빌라전에서 모처럼 선발 출전했다. 최전방이 아닌 측면 날개였다. 골은 없었으나 악착 같이 뛰면서 지난 9월 크리스탈 팰리스전의 악몽을 어느 정도 씻어냈다.
기회를 부여 받았으나 지동원의 입지는 불안하다. 그러나 희망도 봤다. 선덜랜드의 공격진은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는다. 스티븐 플레처는 3골(16경기)을 넣었고 조지 알티도어는 고작 1골(18경기)에 그쳤다. 이 정도면 낙제점 수준이다.
선덜랜드는 오는 5일 리그1(3부리그)의 칼라일과 FA컵 3라운드를 갖는다. 리그1에서도 15위에 머물러 있다. 다소 쉬운 상대지만 이변이 속출하는 FA컵이다. 지동원으로선 칼라이전에서 대반전을 이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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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동원은 새해 첫 경기에 깜짝 선발 출전했다. 골은 없었으나 나쁘진 않았다. 기회는 계속 주어질까. 사진=MK스포츠 DB |
▲지루-벤트너 아웃, 박주영의 앞날은?
박주영도 지동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뭔가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아스날에선 좀처럼 비집고 들어갈 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적을 추진하고 있으나 올 시즌 활약도가 형편없다. 리그컵 1경기 출전이다.
앞날이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FA컵 3라운드는 박주영의 현주소를 가늠할 전망이다. 아스날의 FA컵 64강 상대는 ‘북런던 더비’ 토트넘이다. 하필 첫 판부터 가장 만나기 싫은 팀과 마주했다.
그런데 아스날의 현 상황이 좋지 않다. 올리비에 지루, 니클라스 벤트너가 부상으로 쓰러졌다. 벤트너는 카디프 시티전에서 결승골을 넣었지만 부상으로 쓰러졌다. 공격수 기근인데 박주영에게 기회가 돌아갈 지가 관심
그러나 선발 출전은 어렵다. 카디프 시티전 같이 루카스 포돌스키가 원톱을 볼 가능성이 높다. 벤트너와 같은 ‘조커’를 노려야 하는데, 세르쥬 그나브리, 미야이치 료와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들은 그나마 카디프 시티전에서 ‘벤치’라도 지켰다. 이들에게조차 밀릴 경우, 박주영의 앞날은 보다 명확해질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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