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루마니아가 한국에게 알제리 수비 공략법을 제대로 알려줬다. 악천후로 정상적인 경기 운영이 어려웠고 알제리가 100% 전력은 아니었다고 하나, 뒷문은 너무 헐거웠다. 빠르고 조직적이며 기민한 패스에 순간적으로 무너진다는 걸 여실히 보여줬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 반드시 알제리를 꺾어야 하는 한국으로선 좋은 교본을 얻었다.
알제리는 5일(이하 한국시간) 루마니아와 평가전에서 2-1로 이겼다. 공격은 화끈했다. 특히 후반 루마니아를 몰아친 공격력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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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제리는 5일(한국시간) 루마니아와 평가전에서 수비에 허점을 드러냈다. 사진은 알제리의 왼쪽 수비수 굴람. 사진 제공=TOPIC/Splash News |
후반과 다르게 전반에는 호되게 당한 알제리였다. 그리고 수비 약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지난 1일 아르메니아전(알제리 3-1 승)보다 더 문제가 심각했다.
알제리 수비진은 싹 바뀌었다. 주장 부게라를 비롯해 굴람(나폴리), 메자니(발랑시엔), 모스테파(아작시오)로 포백(4-Back) 수비를 구성했다. 아르메니아전과 비교해 보다 베스트 멤버에 가까웠다. 하지만 전반 45분 동안 안정감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루마니아는 정교한 2대1 패스 및 원터치 패스로 알제리 수비 뒷공간을 노렸다. 공격 지향적인 스타일로 알제리 수비 뒷공간은 ‘허허벌판’이었다. 당해도 계속 당했다. 빈번하게 뚫렸다. 전반 8분 패스 한 번에 타나세(비토룰)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가졌고, 4분 뒤에는 마리카(헤타페)의 오른쪽 측면 돌파에 포백 수비가 크게 흔들렸다.
전반 22분 벤탈렙(토트넘)의 선제 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한 알제리지만 그 리드를 그리 오래 지키지 못했다. 전반 28분 수비 뒤로 찌른 패스를 받은 키프치우(슈테아우아)가 홀로 치고 들어가 골키퍼를 제치고 골을 넣었다. 알제리 수비는 오프사이드 트랩을 쓰고자 했으나 모스테파가 라인을 유지하지 못했다.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모스테파는 이날 최악의 선수였다. 루마니아는 스테파의 오른쪽 수비를 집중 공략했다. 그의 수비 뒷공간으로 원터치 패스를 넣으면서 공격의 활로를 찾았다. 전반 27분과 전반 42분 예리한 크로스가 올라갔으나 마리카와 막심(슈투트가르트)의 발끝에 닿지 않았다. 실점이 되진 않았으나 알제리로선 가슴이 철렁한 순간이었다.
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선 모스테파가 주요 공략 대상은 아닐 터다. 모스테파는 오른쪽 수비도 맡으나 중앙 미드필더로 뛸 수 있다. 오른쪽 수비수로 실망감을 안겼기에, 아르
그렇다 해도 수비력이 크게 좋은 팀이 아니다. 단단함이 떨어졌다.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터라 수비 뒷공간이 크고 넓다. 조직적인 패스 플레이에 발 빠른 측면 돌파로 충분히 뚫을 수 있다는 걸 루마니아가 보여줬다. 한국에게 영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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