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메시(바르셀로나)가 또 침묵했다. 3경기 연속 무득점. 그러나 아르헨티나의 역사를 새로 썼다. 24년 만에 준결승에 이어 결승 진출까지 이끌었다.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우승에 목이 말랐다. 1986 멕시코월드컵 우승 이후 28년 동안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1990 이탈리아월드컵 준우승 이후 결승 문턱도 밟지 못했다. 마라도나 시대 이후 맥이 끊긴 것이다. 그리고 28년 후 ‘후계자’ 메시가 그 염원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쉽지 않았다.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 모두 수비 안정에 치우치며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해 기회를 엿보기 어려웠다. 아르헨티나가 볼 점유율에 앞섰지만 이마저도 전방으로 전달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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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시의 골은 3경기째 터지지 않았다. 하지만 메시는 가장 중요한 임무를 완수하며 아르헨티나의 결승 진출에 이바지했다. 사진(브라질 상파울루)=ⓒAFPBBNews = News1 |
시간이 지날수록 메시는 네덜란드 지우개에 의해 그라운드 위에 지워졌다. 볼을 다루는 횟수도 줄었고, TV 중계 카메라에 잡히는 횟수도 줄었다. 간혹 볼을 잡더라도 시원스러운 돌파도, 날카로운 패스도 하지 못했다. 메시는 좀처럼 네덜란드의 집중수비를 뚫지 못했다. 프리킥 전담 키커로 나섰지만 장대비 탓인지 그의 킥도 정교함이 떨어졌다.
영웅이 될 수도 있었다. 연장 후반 12분 오른 측면 돌파에 이은 정확한 크로스를 띄워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 줬다. 하지만 막시(뉴웰스 올드 보이스)의 슈팅이 빗맞으며 결승골 도움은 날아갔다.
메시는 조용했지만 부진하진 않았다. 마지막 기회에서 제 역할을 다 했다. 승부차기 첫 번째 키커로 나서 깨끗하게 성공시켰다. 앞서 로메로(모나코)가 블라르(아스톤 빌라)의 슈팅을 막았던 터라, 메시의 성공으로 아르헨티나는 유리한 고지를 잡았다. 그리고 그 기세를 이어 네덜란드를 꺾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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