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서프라이즈) 김재호 특파원] 청바지를 걷어 올리자 카우보이 부츠가 눈에 들어왔다. 단번에 텍사스 출신임을 알 수 있었다.
텍사스는 메이저리그에서 ‘투수들의 고향’으로 통한다. 과거 놀란 라이언과 로저 클레멘스를 시작으로 조시 베켓, 케리 우드, 앤디 페티트 등이 이곳을 배경으로 성장했다.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MVP와 사이영상을 석권한 클레이튼 커쇼도 텍사스의 아들이다.
텍사스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성장한, 뼛속까지 텍사스 출신인 롯데자이언츠의 좌완 투수 브룩스 레일리(26). 그에게 물었다. 텍사스는 왜 ‘투수들의 고향’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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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룩스 레일리는 투수의 고향이라 불리는 텍사스가 만들어낸 또 다른 선수다. 사진(美 서프라이즈)= 김재호 특파원 |
텍사스 69만 6241제곱킬로미터 한반도 면적의 3배가 넘는다. 2013년 기준으로 인구만 2644만 명이 넘는다. 땅이 넓고 사람이 많이 살다 보니 좋은 투수들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주장. 실제로 많은 이들이 이를 제일 큰 이유로 꼽는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레일리는 “텍사스는 시골이 많다. 나도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라면서 야외 활동을 많이 했다. 낚시와 사냥을 하며 돌을 공삼아 던지기도 했다”며 어린 시절부터 자연을 배경으로 논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회상했다.
여기에 그는 “텍사스 사람들은 스포츠를 사랑한다. 풋볼을 사랑하고, 야구를 사랑한다. 그러다 보니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나오는 거 같다”며 세 번째 이유를 들었다.
텍사스 출신답게 레일리는 어린 시절부터 텍사스 레인저스를 응원하며 성장했다고. 그러나 야구 선수로서 그의 롤모델은 따로 있었다.
“어린 시절에는 주로 야수들을 롤모델로 삼았다.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켄 그리피 주니어였다. 그의 야구카드를 모았던 기억이 난다. 투수로서 가장 좋아한 선수는 톰 글래빈이다. 같은 좌완 투수로서 배울 점이 많았다.”
레일리도 다른 보통의 미국인들처럼 해외에 나간 경험이 많지 않다. 야구 선수로서는 최근에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뛴 것이 전부였다. 그래서일까. 그는 한국에서 맞이할 새로운 경험에 마치 수학여행을 떠나는 학생처럼 들떠 있었다.
“도미니카에서 윈터리그 경기를 했는데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 한국으로 가게 돼 정말 설렌다. 사랑하는 야구와 함께 세계를 여행하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그는 “롯데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최대한 많은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며 새 시즌을 맞이하는 각오도 함께 전했다.
레일리는 2009년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6라운드에 시카고 컵스에 지명됐다. 메이저리그에서는 2012년 데뷔, 두 시즌 동안 14경기(선발 5경기)에 나와 38 1/3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7.04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미네소타 트윈스, LA에인절스에 있었지만 모두 트리플A에 머물렀다. 두 팀 소속으로 14경기에 나와 3
롯데와는 총액 50만 달러에 계약했다. 롯데 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안정된 투구폼과 낙차 큰 커브가 장점이며 평균 140km대 패스트볼을 구사한다”고 그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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