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Q스쿨을 통과해 미국 무대에 진출한 장하나(23·BC카드)와 국내에서 열린 하나외환 챔피언십 우승으로 LPGA에 무혈입성한 백규정(20·CJ오쇼핑). 하지만 데뷔전 첫날 결과는 완전히 반대였다.
장하나가 보기 하나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으며 5언더파 67타로 공동4위에 오른 반면 백규정은 버디는 2개에 그치고 더블보기 2개와 보기 6개를 쏟아내면서 8오버파(공동112위)에 머무는 참담한 성적을 받아 들었다.
2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골든 오캘러 골프장(파72·6541야드)에서 열린 코츠 골프챔피언십 1라운드는 어느해 LPGA 개막전보다 숨막히는 승부가 펼쳐졌다. '1인자' 박인비(27·KB금융그룹)를 비롯해 세계랭킹 100위 내 선수들이 거의 빠짐없이 참가해 출전자 면면만 따지면 '메이저대회' 못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 골프팬에게는 장하나와 백규정은 물론 김세영(23·미래에셋)까지 최근 국내 무대를 휩쓸고 미국으로 넘어간 토종 톱랭커들이 과연 어떤 활약상을 펼칠 지 관심이 집중됐다.
결과는 극과 극이었다.
'코리안 루키' 세명 중 월요예선까지 치르고 출전권을 따낸 장하나만 크게 웃었다. 아이언과 우드를 적절히 사용하는 무리하지 않은 티샷 공략이 특히 돋보였다.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는 227.5야드에 불과했지만 페어웨이를 놓친 것은 단 한차례 뿐이었다. 마음만 먹으면 드라이버를 잡고 280야드를 넘길 수 있지만 거리를 줄이고 대신 정확성에 집중한 결과였다. "예선을 치를 때 바람이 많이 불어 힘들었지만 오늘은 그 때에 비하면 쉬웠다”는 게 장하나의 데뷔전 첫날 소감.
전광석화 같은 스윙을 갖춘 또 한명의 신인 백규정은 프로 데뷔 이래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10번홀로 출발한 뒤 12번과 13번홀에서 연속 보기가 나왔고 15번홀 버디로 분위기를 반전하는가 싶더니 17번과 18번홀에서 다시 잇따라 보기를 쏟아냈다.
한번 흔들린 백규정의 실수는 후반 더 심각했다. 1번과 3번홀 보기, 4번홀에서는 데뷔 첫 더블보기가 나왔고, 7번홀 버디 후 다시 마지막 홀에서도 더블보기를 범했다. 2라운드에서 몰아치기가 나오지 않는 한 컷통과가 무척 힘들어 보이는 순위다. 장타자 김세영 역시 버디 한개 없이 보기 5개와 더블보기 1개로 7오버파 105위에 머물렀다.
세계랭킹 1~3위 싸움에서는 '넘버 3'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가 가장 앞섰다. 루이스는 제시카 코르다(미국), 아사하라 무뇨스(스페인)와 함께 6언더파 66타로 공동선두에 자리했다.
안경 대신 콘택트 렌즈를 껴 확 달라진 모습으로 출전한 세계 2위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버디 6개, 보기 2개로 4언더파 68타를 기록해 장하나, 최나연(27·SK텔레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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