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장시환(28·kt 위즈)이 ‘만년 기대주’에서 벗어나 올 시즌 kt 마운드의 수호신이 되고 있다. kt의 창단 첫 승, 첫 세이브, 홈 첫 승 및 창단 첫 영봉승 순간에는 모두 그가 있었다.
장시환은 지난 2007년 현대 유니콘스 소속으로 데뷔했을 때부터 “볼은 빠르지만 제구력이 좋지 않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달고 살았다. 하지만 요즘의 장시환은 다르다. 볼도 빠르고 좋아진 제구력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투수다. 또 지난해 말 특별지명을 통해 이적했지만, 이제는 ‘넥센으로부터 선택이 되지 않은 선수’가 아니라 ‘kt로부터 선택이 된 선수’라는 말에 더 힘이 실린다. 그 정도로 kt 코칭스태프와 장시환의 궁합은 최상이다.
↑ kt 위즈 장시환이 지난 22일 첫 승을 거둔 뒤 조범현 감독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사진(수원)=김재현 기자 |
조범현 감독은 “장시환과 이성민이 있어 마운드 뒤쪽은 이제 계산이 서가고 있다”고 할 정도로 장시환에게 굳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 조 감독 역시 장시환의 ‘반전’ 비결로 심리 변화를 들었다. 조 감독은 “캠프 때 시환이와 이야기하면서 ‘스트라이크가 안 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스스로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팔을 자꾸 내리는 것도 컨트롤을 잡기 위해서더라. 그래서 팔을 원래대로 올리고 스트라이크를 생각하지 말라. 투수가 볼을 안 던지고 피칭을 어떻게 하나. 볼을 던지라고 주문했다. 심리적으로 편하게 하니 막혀있던 게 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시환도 감독·코치의 반복된 이 같은 조언에 마음을 조금씩 바꿀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장시환은 지난 22일 데뷔 첫 승을 거둔 후 “여기 와서 좋은 감독님과 코치님을 만났다. 그분들이 내게 잠재돼 있던 좋은 것들을 끌어내주셨다”면서 “감독님과 코치님이 볼 던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던져라. 맞더라도 전력을 다해 던져야 후회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꾸준히 해주셨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장시환은 또 “코치님들께서 공이 빠르니까 옆에서 던지지 말고 위에서 던져라. 그러면 일단 날리는 공은 나오지 않는다고 조언해주셨다“면서 ”투수라면 더 좋은 폼을 가지고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마운드 위에 있을 때 보는 사람도 편할 수 있다. 하지만 경기를 할 때는 폼을 생각하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달라진 마음가짐에 대해 설명했다.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해 ‘제구력 부족’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실력과 자신감을 더해 반전을 그려가고 있는 장시환, 그가 있어 kt 마운드는 오늘도 희망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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