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안준철 기자] 이제 심수창(34·롯데 자이언츠) 앞에는 불운이라는 딱지가 필요 없었다. 강렬했던 불펜 등판 앞에서 불운은 눈 녹듯 사라져버렸다.
롯데는 30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 4-2로 승리했다. 선발 조쉬 린드블럼이 6이닝 2실점 했지만, 124구를 던지며 완투승을 거뒀던 지난 24일 사직 삼성전에 비해 구위가 떨어져 보였다. 안타를 10개나 내주며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결국 4회말 1사 2,3루에서 2루수 정훈의 야수선택에 이은 실책으로 먼저 2실점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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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수창의 불펜등판은 강렬했다. 서동욱, 이택근, 박병호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며 7회를 마무리했다. 8회 선두타자 유한준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김민성을 삼진으로 돌린 뒤 도루를 시도하는 유한준을 2루에서 잡았다. 하지만 윤석민에 좌측에 큰 타구를 허용하고 말았다. 다행히 타구는 좌익수 짐 아두치의 손을 맞고 펜스를 넘어가지 않았다. 윤석민은 2루에서 멈춰야 했다. 이어 최근 타격감이 좋은 김하성이 중전안타를 때렸다. 2루주자 윤석민이 충분히 홈까지 노릴만했다. 심수창에게는 블론세이브 위기였다.
하지만 불펜으로 나선 심수창에게 불운은 없었다. 대신 행운이 따랐다. 중견수 김민하의 날카로운 송구가 홈으로 그대로 향하며 윤석민은 홈을 터지하지 못했다. 심수창의 표정이 다시 환해지는 순간이었다. 9회초 오승택의 쐐기 솔로포로 4-2로 달아난 상황에서 심수창은 9회도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박동원을 3루 땅볼로 잡은 심수창은 고종욱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지만, 서동욱을 2루 병살타로 처리하며 팀 승리를 지켰다. 올 시즌 첫 세이브. 지난해 10월3일 사직 한화전에서 세이브를 올린 뒤로 7개월여만에 거둔 세이브였
경기 후 만난 심수창은 감격에 젖어 있었다. 그는 “오늘 경기는 선수들이 무조건 이기려고 최선을 다했다. 나 역시 승리 위해 모든 힘을 쏟았고 이겨서 좋다. 지난해 거둔 세이브는 3이닝 5실점을 했던 세이브라 세이브라 볼 수 없었다. 마운드 위에서는 내 힘으로 꼭 세이브를 하고 싶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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